[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6일(이하 한국 시각) 펼쳐진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축구 스페인과 모로코의 준결승전. 스페인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20분 기다리고 기다렸던 동점골을 터뜨렸다. 승부의 균형을 맞춘 주인공은 FC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고 있는 페르민 로페스. 로페스는 페널티박스 밖에서 안으로 침투한 후 상대 수비수들의 방어를 뚫어내며 왼발 슈팅으로 모로코 골망을 갈랐다.
스페인은 전반 37분 모로코의 수피안 라히미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얻어맞고 끌려갔다. 추격전을 벌였으나 모로코 수비 벽을 뚫지 못한 채 전반전을 0-1로 뒤진 채 마쳤다. 후반전 초반에도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위기에서 로페스가 해결사로 나섰다. 스페인의 공격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안에 모로코 수비수들이 많이 있었고, 그 틈을 파고 들면서 절묘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득점에 성공한 로페스는 경기장 구석으로 뛰어갔다. 힘차게 전진하면서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높게 점프해 허공을 주먹으로 한 번 가른 후 뭔가를 왼발로 강하게 찼다. 그리고 경기 재개를 위해 하프라인 쪽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 주심을 맡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일기즈 탄타셰프 심판이 노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로페스에게 경고를 내렸다.
로페스가 경고를 받은 이유는 코너 플래그를 발로 차 파손했기 때문이다. 동점골에 흥분해 골 세리머니를 펼치다가 코너 플래그를 부러뜨렸다. 마치 종합격투기 선수가 플라잉 킥을 하듯 강하게 왼발로 코너 플래그를 차 박살냈다. 상황을 정확하게 지켜본 탄타셰프 심판은 지체 없이 로페스에게 경고를 줬다.
황당한 표정을 지은 로페스는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그리고 후반 40분 후안루 산체스의 역전 결승골에 징검다리를 놓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절묘한 패스로 산체스에게 기회를 열어 줬다. 산체스는 골문 구석을 파고드는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포를 작렬했다. 결국 1골 1도움을 기록한 로페스가 이날 경기 영웅이 되면서 스페인을 결승에 올려놓았다. 다소 거친 골 세레머니로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축구는 이제 두 경기만 남았다. 3위 결정전과 결승전이 벌어진다. 9일 이집트와 모로코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고, 10일 프랑스와 스페인이 금메달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가진다. 홈 팀 프랑스는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금메달을 노린다. 스페인은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 정상 정복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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