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어쩌면 키움 히어로즈의 2025시즌 농사의 시작일 수 있다.
키움이 ‘가성비 갑’ 외국인타자 로니 도슨(29)의 오른 무릎 십자인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도슨은 지난달 31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서 좌익수로 선발 출전, 경기후반 좌중간 타구를 수비하다 중견수 이용규와 부딪혔다. 도슨의 무릎과 이용규의 가슴이 정면 충돌했다.
도슨은 당시 스스로 걸어서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이후 검진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십자인대 손상 판정을 받았으며, 2차 검진에선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그런데 1차 검진과 지난 6일 3차 검진에선 수술까지는 필요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에 키움은 7일 4차 검진을 받기로 했다. 특히 6일 3차검진은 서울삼성병원에서 무릎 치료 최고 권위자에게 받았고, 7일 4차 검진은 서울 고대구로병원에서 역시 전문가에게 받을 계획이다. 4차 검진까지 종합해 치료 및 재활(혹은 수술 가능성까지)에 대한 프로세스를 만들 계획이다.
상당히 중요하다. 정황상 도슨의 올 시즌 아웃은 확정적이다. 문제는 내년이다. 키움 관계자에 따르면 3차 검진에서 1~2개월 정도 치료를 받으면 운동을 재개해도 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럴 경우 키움은 도슨과 2025시즌 재계약을 시도해볼 여지가 생긴다.
반면 2차 검진처럼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으면 사실상 재계약은 쉽지 않다. 통상적으로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받으면 최소 10개월에서 1년 안팎의 재활기간이 필요하다. 물론 이럴 경우 2025시즌에 맞춰 도슨과 재계약한 뒤 별도로 부상 대체선수와도 계약, 도슨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일단 수술을 받게 되면 복귀시점, 경기력 등 정확히 계산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지는 단점이 생긴다.
이처럼 키움이 도슨의 무릎 검진에 심혈을 기울이는 건 도슨의 기량을 아까워하기 때문이다. 구단 안팎에서 그런 흐름이 읽힌다. 도슨은 올 시즌 ‘가성비 갑’이란 별명대로 연봉 대비 최대 생산력을 뽐냈다. 올 시즌 95경기서 382타수 126안타 타율 0.330 11홈런 57타점 69득점 2도루 OPS 0.907을 기록했다.
이 성적도 후반기 시작과 함께 슬럼프가 찾아오면서 살짝 떨어진 것이다. 전반기 활약만 떼 놓고 보면 김도영(KIA 타이거즈),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 등과 함께 KBO리그 최고타자 중 한 명이었다. 전형적인 컨택트 히터인 줄 알았는데 장타력과 해결능력까지 빼어났다.
더구나 도슨은 파워E로서 선수들과의 관계도 매우 좋았다. 팬들과 언론에도 아주 친절한 선수였다. 올스타전에 3루 응원석에 직접 올라가 마라탕후루 댄스를 춘 건 순수한 본인의 바람이었다. 도슨은 KBO리그의 응원문화에 푹 빠졌고, 자신을 지지해준 키움 팬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기량도 인성도 만점인 이 외국인타자를, 당연히 키움은 놓치고 싶지 않다. 무조건 재계약 대상이다. 도슨의 부상에 모든 키움 사람이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7월31일의 부상이 키움의 2025시즌 계획까지 바꿀 판이다. 도슨이 수술을 받아야 하거나 재활기간이 길어진다면 키움도 냉정하게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키움은 4차 검진까지 마다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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