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대한배드민턴협회를 비판한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1·삼성생명)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해 경위 파악에 나선다.
문체부는 6일 “현재 2024 파리올림픽이 진행 중이다.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어 “다른 종목들도 선수 관리를 위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인촌 장관은 파리올림픽 폐막 후 대한민국 체육 정책부터 지원과 훈련 등의 전반적인 개혁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달 유 장관은 간담회 등 여러 자리에서 “대한체육회 중심의 시스템의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파리올림픽 이후 확실하게 개편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안세영이 따낸 금메달 쾌거의 기쁨도 잠시, 국민들은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따낸 국가대표의 발언으로 충격의 밤을 보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전날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협회의 선수 부상관리, 선수 육성 및 훈련방식, 협회의 의사결정 체계, 대회 출전 등에 대한 문제를 날카롭게 꼬집었다.
안세영은 시상식을 마치고 취재진 앞에서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조금 많이 실망했었다”면서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뱉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치게 됐던 과정과 그 이후 대표팀의 대처 과정에 대한 지적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10월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천위페이(중국)와 격돌하다 무릎을 다친 뒤 올림픽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협회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안세영은 “제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재검진에서 부상 정도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던 상황을 떠올리며 “처음에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경기했는데 작년 말 다시 검진해보니 많이 안 좋더라”면서 “참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작년 10월 첫 검진에서 짧게는 2주 재활 진단을 받아 큰 부상을 피한 줄 알았지만, 재검진 결과 한동안 통증을 안고 뛰어야 한다는 소견이 나왔었다.
안세영은 은퇴 여부에 대해 “저는 배드민턴 발전과 제 기록을 위해 계속해나가고 싶지만,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 저는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후 파장이 일자 안세영은 자신의 SNS를 통해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다는 소통에 대해서 언젠가는 이야기 드리고 싶었다”며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 드리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 달라”며 “제가 하고픈 이야기들에 대해 한번은 고민해주시고 해결해주시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본다”고 적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 획득 등 한국 배드민턴의 레전드로 꼽히는 방수현 MBC 해설위원도 안세영 경기 중계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안세영이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아시안게임 이후에도 많은 경기를 뛰어야 했다”며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새롭게 바뀔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서승재 선수가 살인적인 경기를 했다. 10게임을 했다. 선수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안세영과 같은 맥락의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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