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22·삼성생명)이 경기 직후 작심발언을 쏟아낸 가운데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작년부터 예측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김 감학균 감독은 경기장 근처에서 만난 취재진에 “(안세영이)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법정 싸움을 하겠다는 이야기”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안세영이 올림픽을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며 “무엇이든 올림픽 끝나고 하라고 설득해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세영은 이날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허빙자오를 2 대 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8년 만의 올림픽 배드미넌 여자 단식 금메달이었다.
|
안세영은 시상식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조금 많이 실망했었다”면서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후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제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다”며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은퇴 여부에 대해선 “저는 배드민턴 발전과 제 기록을 위해 계속해나가고 싶지만 (대한배드민턴) 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며 “저는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안세영은 ‘대표팀이 아니면 다음 올림픽은 어떻게 되나’라는 질문엔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며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고,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고 꼬집었다.
안세영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배드민턴도 양궁처럼 어느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도 메달을 딸 수 있으면 좋겠다”며 “선수에게 ‘이번이 기회다’라고 말할 것만이 아니라 꾸준한 기회를 주면서 관리해줘야 한다”고 협회의 운영에 대해 일침을 놓기도 했다.
|
그는 언제부터 작심 발언을 준비했는지 묻자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던 2018년”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목표를 잡고 꿈을 이루기까지 원동력은 분노였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싶었다.
내 꿈은 어떻게 보면 ‘목소리’였다”고 했다.
안세영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이 같은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낭만 있게 마무리하고 싶은 상상과는 달리, 다들 놀라셨죠”라고 운을 뗀 뒤 “숙제를 끝낸 기분에 즐기고 싶었는데 그럴 시간도 없이 인터뷰가 다른 기사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또한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며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를 말아달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한 번은 고민해 주고, 해결해 주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본다”고 덧붙였다.
안세영의 발언에 대해 배드민턴협회는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