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가 대권도전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KBO 홈페이지의 선수이동현황에 따르면, KIA는 5일 윌 크로우와 캠 알드레드를 웨이버 공시했다. KIA가 5일 알드레드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건 예상대로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 KIA는 새 외국인투수로 좌완 에릭 라우어를 낙점, 공식발표만 남았다.
알드레드는 크로우의 부상 대체 외국인투수로 입단, 9경기서 3승2패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좌타자(피안타율 0.150)에 비해 우타자(피안타율 0.284)에게 약했다. 좌타자 바깥으로 달아나는 투심과 스위퍼가 좋았지만, 우타자에겐 확실한 무기가 없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편차가 심해졌다. 특히 좌타자 중심의 LG 트윈스에는 2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제로지만, 좋은 우타자가 많은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에 각각 2경기서 평균자책점 15.95, 8.22로 약했다.
이범호 감독은 이미 이 부분들을 거론하며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했다. 결국 교체로 가닥을 잡았다. 애당초 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이 고별전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폭우로 취소됐다. 결국 지난달 30일 광주 두산전(4⅓이닝 8피안타 4탈삼진 1볼넷 7실점)이 고별전이 됐다. 그날도 두산 우타자들에게 제대로 당했다.
알드레드의 교체는 알드레드의 경쟁력에도 아쉬움이 있었지만, 팀 마운드 사정을 고려한 결정이기도 하다. 현재 KIA는 이의리의 시즌 아웃(토미 존 수술), 윤영철의 휴식 및 재활(척추 피로골절)로 선발진의 힘이 시즌 초반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도 주무기 투심과 스위퍼가 공략당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안정감이 살짝 떨어진 상황. 대투수 양현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었다.
KIA는 올해 2017년 이후 7년만에 대권에 도전한다.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선 강력한 선발진이 필수다. 그런 점에서 알드레드의 교체는 불가피했다. KIA는 양현종과 네일, 라우어를 중심으로 잔여시즌과 포스트시즌을 치른다. 4~5선발 황동하와 김도현은 경험이 부족해 어차피 5이닝 이상 맡기기 어려운 카드들이다. 윤영철의 복귀 시점은 불투명하다.
다시 말해 올 시즌 KIA의 운명은 양현종, 네일, 라우어가 쥐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KIA로선 라우어가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라우어는 구위형 좌완으로서 장점이 확실한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6승을 따낸, 검증된 투수다.
KIA는 알드레드에게도 과감하게 잔여시즌 풀 개런티 계약을 줬다. 라우어 정도의 빅네임이라면 역시 상당한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KIA는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커졌다. 크로우와 알드레드의 포기는, 엄청난 승부수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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