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22·삼성생명)이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할 때만 해도 그의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 여정은 순탄해 보였다.
그해 8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두 달여 만에 국제종합대회를 제패한 그에게 장애물은 없어 보였다. 비록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치긴 했지만 첫 검진에서 짧게는 2주 재활 진단이 나오며 큰 부상을 피한 듯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아시안게임 이후 석 달을 암흑 속에서 보내며 2023년을 우울하게 마쳤다.
안세영은 5주간의 휴식·재활을 가진 뒤 출전했던 3개 대회에서 모두 결승전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안세영의 국제대회 우승 10차례, 준우승 3차례라는 화려한 성적은 모두 아시안게임 이전에 나온 성적이다.
해가 바뀌고서는 부상 여파로 롤러코스터 같은 기복 문제를 보였다. 안세영은 올해 1월 말레이시아오픈에서 부상 복귀 후 처음으로 우승을 이뤘지만 그다음 주 인도오픈에서는 허벅지 근육 부상이 겹쳐 8강에서 기권했다.
이런 패턴은 반복됐다. 안세영은 3월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고 일주일 뒤 전영오픈에선 체력 난조로 준결승에서 패했다.
올림픽 전 마지막 국제대회 출전이었던 싱가포르오픈에서 우승, 일주일 뒤 인도네시아오픈에서 준우승한 것이다. 안세영이 2주 연속 국제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부상 복귀 후 처음이었다. 무릎 통증에 잘 적응하면서 동시에 현재 몸 상태에 맞는 공격적인 운영 방식을 잘 장착했다는 뜻이었다.
자신감을 기른 안세영은 지난달 미디어데이에서 “파리에서 낭만 있게”라는 포부를 밝혔다. 올림픽까지 하루하루에 충실하고 과정을 잘 채워나간다면 그 끝에는 금메달이라는 목표가 자연스레 뒤따라올 것이라는 마음가짐이었다.
올림픽 무대가 주는 부담감에 힘들 때도 안세영은 ‘낭만’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안세영은 파리 올림픽 예선 1차전을 이기고도 “긴장을 많이 해서 많이 헤맸다. 실력의 70%도 발휘하지 못해 부끄럽다”고 말했고, 2차전 뒤에는 “지면 끝이라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좀 숨도 막힌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후 16강 부전승으로 8강에 직행한 안세영은 언제 그랬냐는 듯 강심장과 강철 멘털을 자랑하며 우승까지 거침없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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