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22, 하이트진로)가 우승하는 순간, 동료 선수들이 다가와 축하의 물을 뿌려줬다.
윤이나는 4일 제주도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에서 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 등 2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2승째. 윤이나는 루키 시즌이던 지난 2022년 7월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으나 ‘오구 플레이’ 늦장 신고로 인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는 조기에 해제됐고 올 시즌 전격 복귀한 윤이나는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14개 대회서 무려 7번의 TOP 10을 기록했고, 특히 이 가운데 3번이 준우승으로 이어질 정도로 우승은 시간 문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결국 윤이나는 하반기 첫 대회서 복귀 후 첫 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우승 후 물 세례’도 이어져 동료 선수들에게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 모습이었다.
윤이나는 우승 후 기자회견서 “선물 같은 우승이 찾아와 얼떨떨하지만 행복하다. 많은 긴장감 속에서 경기했는데 옆에서 캐디가 긴장 풀도록 도와줬다. 덕분에 긴장 풀고 즐겁게 경기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25개월 만의 우승이라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 터. 윤이나는 챔피언 퍼트 당시 상황에 대해 “많은 생각 들었다. 다시 골프할 수 있을지도 몰랐는데 우승 퍼트 순간 맞이하게 돼 뭐라고 표현 못할 만큼 많은 순간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10cm도 안 되는 짧은 퍼트였지만 이걸 마무리하자는 생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우승을 함께 한 캐디에 대해서는 “루키 시즌 전부터 캐디 찾으려 애를 많이 썼는데, 그때 지금의 캐디를 처음 뵙고 바로 다음 시즌 함께 하자고 했다. 그게 2021년도였다”라며 “긴장되는 상황 속에서 루키 시즌에 많은 힘을 주셨고, 힘든 시간 보내고 있을 때에도 옆에서 큰 힘이 되어 주셨다. 복귀 후에도 제 곁을 지켜 주셨고 오늘 이렇게 영광스러운 순간 맞이해 기쁘다”라고 감사함을 나타냈다.
윤이나는 루키 시즌 때보다 발전된 부분에 대해 ‘샷의 정확도’를 꼽았다. 그는 “페어웨이 적중률도 좋아졌고, 긴장되는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샷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자숙 기간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1년이라는 시간이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그러면서 인생에 대해서도 고민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런 철학적인 생각도 많이 했다. 그래도 주변에서 엇나가지 않게 바른 길로 갈 수 있게 해주셨고, 옆에서 많이 응원해주시고 계속해서 사랑해 주신 덕분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라면서 앞으로 계속 골프 선수로 지내면 점점 더 웃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동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처음보다 다른 선수들이 조금 더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고 수고했다, 잘했다고 해주기도 한다. 앞으로 계속 경기를 해 나가면서 계속 선수들에게 조금 더 밝게 인사하고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 계속해서 노력하겠다”라며 우승 후 물 뿌려준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다. 그 상황에서 물 뿌려주는 것이 축하의 의미인 것 같아서 진심으로 감사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윤이나는 우승 상금에 대해 “부모님께 모두 드리고 싶다. 힘든 시간 부모님이 없었다면 못 버텼을 것 같다. 부모님은 내가 벌어온 돈이라고 한 푼도 못 쓰시는데, 이 상금은 부모님께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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