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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팔 번쩍’ 패자 위로한 세계 1위 안세영 품격 “저도 패한 기분 아니깐…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MD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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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파리=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마이데일리 = 파리(프랑스) 심혜진 기자] 안세영(22·삼성생명)이 28년만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행에 성공했다. 경기 후

안세영이 마리스카 툰중을 위로하며 관중들에게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게티이미지코리아

에게 포옹을 한 뒤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위로하는 품격을 보여줬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4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인도네시아 마리스카 툰중(세계랭킹 8위)에 2-1(11-21 21-13 21-16)로 승리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코펜하겐 세계선수권과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제패했던 안세영은 그랜드슬램에 한 발짝 다가섰다. 28년만의 결승행이기도 하다. 한국 배드민턴이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유일한 기록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의 방수현이다. 이제 안세영이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8강전과 마찬가지로 4강에서도 1게임을 내주고 시작했다.

2게임부터 서서히 몸이 풀렸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2게임을 잡았고, 3게임은 초반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격차를 벌려나갔다. 막판 추격을 허용하긴 했으나 안세영의 승리에는 문제가 없었다.

안세영이 경기 후 마리스카 툰중과 포옹하고 있다./게티이미지코리아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안세영은 “긴장을 안 하는 게 쉽지 않다. 1게임을 진 것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다. 너무 긴장을 많이 해서 몸이 잘 안 움직였다”고 밝혔다.

1게임 패배 후 감독의 조언을 받아 자세부터 다시 잡았다. 안세영은 “(1세트를 지고 시작해서) 정신은 더 번쩍 들게 하더라. 그게 오히려 나를 계속 몰아붙이게 되는 힘인 것 같다”고 짚었다.

이날 경기장에도 바람이 불었다. 단 8강전과는 다르게 반대쪽으로 불었다. 안세영은 “어제랑 다르게 반대로 불더라. 코스 선택을 했는데 반대로 불어서 ‘이거 큰일났다’고 생각했다. 잘 나가면 그만큼 조절해야 되고 힘도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서 어렵다. 그런데 체력이 좋아져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3게임 막판 쫓긴 부분에 대해서는 “늘 있었던 일이라서 항상 대비하고 있었다. 잡히는 게 많이 당해봤는데 많이 속상하다. 그런 분노를 느끼고 상황을 많이 익혀봤기 때문에 다시 느끼지 않으려고 이 악물고 했다”고 의지를 보였다.

경기 후 안세영은 툰중과 포옹을 하고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관중들에게 호응을 유도했다. 패자에게 보내는 최고의 위로였다. 승자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에 대해 안세영은 “인도네시아 선수로 혼자 남아서 부담감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저보다 언니지만 주니어 때부터 본 선수라 정이 생긴 것 같다. 인도네이사 가면 밥도 사줬다. 그 마음(패한 기분)을 아니깐… 마음이 아프더라”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제 마지막 고비만 남았다. 28년만의 메달이 보인다. 강력한 경쟁자 천위페이(중국)가 8강에서 떨어진 부분은 호재다.

안세영은 “모든 선수들이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천위페이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정말 다 잘하는 선수들이다. 올림픽에서는 변수가 너무나 많다. 천위페이가 떨어졌다고 해서 나에게 금메달을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고 내 것을 잘 해나가는 게 관건인 것 같다”면서도 “붙어보고는 싶었다. 그림으로서는 딱 멋있는데… 아쉽지만 내가 우승은 해야 되기 때문에 굳이 생각하지는 않겠다”고 웃어보였다.

안세영은 “정말 (우승)하고 싶고 욕심이 난다. 그렇지만 아직 안 끝났기 때문에 그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내일만 올인해서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안세영은 “정말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달려왔다. 마지막 관문에서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들뜬 마음을 내려놓기 아쉬울 정도로 힘들다. 결승전이 남아있기 때문에 낭만 있게 끝낼 수 있도록 한 경기만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세영이 배드민턴 여자 단식 4강전 승리 후 포효하고 있다./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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