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 ‘롯데 에이스’ 윤학길의 딸, 윤지수(31, 서울특별시청)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또 한 번의 역사를 썼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막내로서 동메달을 따냈던 그녀는 이번엔 맏언니로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지수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전하영(22, 서울특별시청), 최세빈(23, 전남도청), 전은혜(27, 인천광역시 중구청)와 함께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한국 여자 사브르 단체전 역사상 최고 성적이다.
윤지수는 두 대회 모두 출전한 유일한 선수로, 이번 대회에서는 맏언니로서 팀을 이끌었다. 그녀는 2012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막내로 활동해왔으며, 2014년 인천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도쿄 올림픽 이후 대표팀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며 맏언니가 된 윤지수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시대를 알렸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개인전 메달을 꿈꿨으나 16강에서 탈락했으며, 단체전에서는 후배들과 함께 세계 1위 프랑스를 격파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와 맞붙은 한국 팀은 42-45로 아쉽게 패배했지만, 은메달을 차지하며 큰 성과를 이루었다. 윤지수는 “한국 여자 사브르 최초의 은메달을 목에 걸어 무척 기쁘고, 후배들과 함께해서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랑스와의 준결승전에서는 후보 선수 전은혜로 교체된 윤지수는 결승전에서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후배들이 잘해줘서 멋있었고, 선배로서 후배들이 잘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특했다”고 말했다. 또한, “메달 색깔을 바꿨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다. 다음엔 금메달로 다시 색을 바꾸도록 선배로서 도와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윤지수는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전했다.
윤지수는 ‘고독한 황태자’로 불리던 윤학길 KBO 재능기부위원의 딸로도 유명하다. 윤학길은 선수 시절 전인미답의 ‘100 완투’ 기록을 세우며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올림픽 메달은 따지 못했다. 딸 윤지수는 그런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올림픽에서 동메달과 은메달을 따내며 가족의 스포츠 역사를 새롭게 썼다.
윤지수는 “아빠, 나 벌써 메달 2개 땄어!”라며 유쾌하게 웃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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