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체인지업이 판도를 바꿨다.”
기쿠치 유세이(휴스턴 애스트로스)는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1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과거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기쿠치는 이번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휴스턴으로 이적했다. 이날 경기는 기쿠치의 휴스턴 데뷔전이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초 선두타자 얀디 디아스에게 2루타를 맞았다. 이어 딜런 칼슨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다. 디아스에게 던진 2개의 공, 칼슨에게 던진 4개의 공 모두 포심패스트볼이었다.
이후 기쿠치가 볼 배합을 바꿨다. 변화구를 섞어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브랜든 로우와 크리스토퍼 모렐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커티스 미드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조니 데루카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2회를 실점 없이 막은 기쿠치는 3회부터 탈삼진쇼를 펼쳤다. 선두타자 디아스를 2루수 땅볼로 잡은 뒤 칼슨과 로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초에도 모렐, 미드, 데루카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5회 호세 시리, 호세 카바예로, 알렉스 잭슨을 상대로 삼진을 솎아냈다. 8타자 연속 탈삼진이었다.
이후 6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기쿠치는 선두타자 디아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칼슨을 삼진으로 잡았다. 이어 로우에게 투수 앞 땅볼 타구를 유도해 선행주자만 처리했다. 2사 1루 상황에서 모렐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타일러 스캇에게 바통을 넘겼다.
휴스턴은 2-2로 팽팽하던 7회말 야이너 디아스의 1타점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끝까지 리드를 지키며 3-2로 승리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기쿠치는 휴스턴 프랜차이즈 역사를 썼다. 8타자 연속 탈삼진은 타이기록이었다. 또한, 2018년 4월 2일 휴스턴에서 활약했던 게릿 콜(뉴욕 양키스)이 11탈삼진을 기록한 이후 휴스턴 데뷔전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이었다. 또한 2022년 10월 5일 저스틴 벌랜더가 8타자 연속 탈삼진을 잡은 뒤 처음으로 8연속 삼진을 기록한 첫 번째 휴스턴 투수가 됐다.
휴스턴 조 에스파다 감독은 “체인지업이 판도를 바꿨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기쿠치에게 원했던 것은 체인지업을 존 안에 더 많이 던지는 것이었다. 체인지업은 정말 좋은 투구였다. 덕분에 그의 포심패스트볼이 훨씬 더 좋은 투구가 됐다. 초반에는 포심패스트볼만 던지다가 ‘이젠 변화구도 섞어 던지겠다’고 말했는데,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기쿠치는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며 “평소의 루틴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작과 동시에 2점 홈런을 내줬지만, 그 후 다시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됐다. 그 후 제 투구만 잘 던진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기쿠치는 이날 38개의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다. 슬라이더는 30개, 체인지업은 25개를 섞었다. 커브는 단 2개 던졌다. 그는 “토론토에서도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오늘은 불리한 카운트 때뿐만 아니라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체인지업을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었다”며 “체인지업을 사용한 방식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