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희한한 만남이었다.
에릭 페디(31,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이적 신고식을 망쳤다. 페디는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6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5실점으로 시즌 5패(7승)를 당했다. 시즌 평균자책점 3.34.
페디는 2023시즌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으로 정규시즌 MVP와 투수 골든글러브를 석권했다. 2023-2024 FA 시장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달러 계약을 맺고 2년만에 메이저리그에 복귀했다.
21경기서 7승4패 평균자책점 3.11을 찍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과 미국을 거치며 스위퍼의 장착, 체인지업의 정비로 업그레이드를 확실하게 인정받았다는 증거. 화이트삭스도, 세인트루이스도 페디의 경쟁력을 인정했다.
그런 페디가 세인트루이스에서 치른 첫 경기서 부진했다. 1회 2사 후 스즈키 세이야에게 바깥쪽 낮게 스위퍼를 구사했으나 좌측으로 3루타를 맞았다. 코디 벨린저에게 구사한 92.8마일 투심이 가운데로 몰렸으나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2회에는 1사 후 니코 호너, 댄스비 스완슨, 피트 크로우 암스트롱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크로우 암스트롱에게 던진 89.4마일 커터는 가운데로 들어간 실투였다. 이후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에게 초구 89.5마일 커터를 구사하다 우중월 스리런포를 맞았다. 2사 후에는 마이클 부시에게 90.4마일 투심이 또 가운데로 들어가며 우중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이후 페디는 3회부터 5회까지 1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고 깔끔하게 막았다. 그러나 2회에 많은 공을 던지는 바람에 5회까지 소화하니 97구를 돌파했다. 6회에 마운드에 오르긴 어려웠다. 세인트루이스의 3-6 패배로 페디의 패전.
페디로선 결국 베탄코트에게 맞은 한 방이 뼈 아팠다. 베탄코트는 2019년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53경기에 출전, 타율 0.246 8홈런 29타점 23득점 OPS 0.712를 기록했다. KBO리그 출신들의 메이저리그 맞대결은 흔하다. 그런데 NC 출신끼리 맞붙는 건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베탄코트가 전적 다이노스맨들의 맞대결서 웃었다.
베탄코트는 2013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시작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탬파베이 레이스,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최근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마이애미가 베탄코트를 마이너리그에 내린 뒤 방출했고, 컵스가 데려와 메이저리그에 콜업한 상태다.
베탄코트는 올 시즌 42경기서 93타수 17안타 타율 0.183 3홈런 11타점 12득점 OPS 0.547. 페디를 제물로 컵스 이적 신고식을 제대로 했다. 이날 스리런포가 컵스에서 터트린 첫 홈런이다. 어떻게 보면 페디보다 갈 길 바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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