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파리(프랑스) 심혜진 기자]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이 동메달 결정전으로 간다. 한 게임도 따지 못하는 완패였지만 미소를 잃지 않았다.
신유빈(세계랭킹 8위)은 2일(한국시각)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중국의 천멍(세계랭킹 4위) 0-4(7-11 6-11 7-11 7-11) 완패를 당했다.
이로써 신유빈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아쉽게 탁구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여자 단식 최고 성적 달성에는 실패했다.
한국 탁구로서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무려 20년 만에 올라온 준결승이었다. 앞서 8강에선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상대로 4-3 혈전을 펼친 끝에 신승을 거뒀다.
만리장성의 벽은 높았다. 시종일관 천 멍은 신유빈을 몰아쳤다. 1게임에서 4-4 동점을 만들기는 했지만 천 멍의 기세는 꺾일줄 몰랐다. 결국 3점 리드를 내주면서 1게임을 패했다.
2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유빈이 선취 3득점을 했지만 금방 따라잡혔다. 5-5 동점에 이어 5-7까지 벌어졌다. 그렇게 신유빈을 흔들더니 2게임마저 내주고 말았다.
3게임에선 신유빈이 초반부터 무너졌다. 이미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마지막 4게임. 이번에는 신유빈이 먼저 기선을 제압했다. 2게임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이번에도 틈을 파고들지 못하고 7-7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4연속 포인트를 내주면서 패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신유빈은 “상대가 더 실력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중간 중간 그래도 비슷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상대가 강하게 버티다보니 쉬운 범실이 나왔다. 아쉽다. 그래도 아직 게임 끝나지 않았으니깐 머리를 비우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해야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전날 신유빈은 16강, 8강 2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경기를 펼쳤다. 체력적인 문제는 없었을까.
신유빈은 “모든 선수가 똑같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어제 일찍 끝나서 잠도 더 푹 잤다”고 의연하게 대답했다.
이날 중국을 제외하고 한국과 프랑스 팬들은 모두 신유빈을 응원했다. 특히 “유빈”, “유빈”을 외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신유빈은 “많은 응원 받으면서 경기하니까 즐거웠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응원해준 관중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이제 신유빈은 동메달 결정전으로 간다. 쑨잉사(일본)-하야타 히나(일본) 패자와 격돌하게 된다. 전력을 놓고 보면 하야타와 한일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그는 “두 선수 다 실력적으로 탄탄한 선수다.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내가 하기에 따라 경기도 바뀐다고 생각한다. 내가 더 준비를 잘해야 한다. 그래도 약점이나 이런 걸 잘 분석해서 준비한다면 이기는 경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월드클래스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손을 내저었다. 그는 “한 경기 한 경기 포인트를 쌓고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스럽다. 나머지 남은 한 게임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금메달을 따야 월드클래스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겸손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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