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진짜 대형사고를 쳤다. 벤 라이블리(32, 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메이저리그 7년만에 처음으로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라이블리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래시브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시즌 10승(6패)을 따냈다.
2017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7년만에 거둔 생애 첫 10승이다. 2017년 4승7패 평균자책점 4.26을 끝으로 다시 승리를 얻기까지 6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2023시즌 신시내티 레즈에서 19경기에 등판, 4승7패 평균자책점 5.38을 기록했다.
그 사이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2018년과 2019년 필라델피아에 이어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몸 담았으나 승리 없이 총 11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러자 KBO리그로 눈을 돌렸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36경기서 10승12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다. 승수를 보듯 삼성에서도 썩 인상적이지 못했다. 2021시즌에는 6경기만 뛰고 결별했다.
미국으로 돌아가 인생 대역전을 일궈냈다. 2022시즌 트리플A에서 풀타임을 보낸 뒤 2023시즌 기적처럼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승리투수가 됐고, 올 시즌 클리블랜드와 1년 75만달러(약 10억원)에 계약해 가성비 슈퍼 갑의 활약을 펼친다.
KBO리그 외국인선수들 중에서도 75만달러 이상 받는 케이스가 수두룩하다. 하물며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을 받고 10승을 따냈다. 올해 클리블랜드가 66승42패, 승률 0.611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승률 전체 1위를 달리는데 당당한 주역이 됐다. 66승 중 10승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
볼티모어는 뉴욕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다투는 강팀이다. 라이블리는 그런 볼티모어 타선을 압도했다. 1회 콜튼 카우저와 거너 헨더슨에게 2루타를 맞고 1실점했고, 4회 앤서니 산탄데르에게 90.8마일 투심이 한가운데로 몰려 우월 솔로포를 맞긴 했다. 그러나 이 장면들을 제외하면 예외 없이 볼티모어 타선을 압도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포심 평균 89.9마일에 불과하다. 투심도 평균 90.5마일이다. 피안타율이 각각 0.247, 0.252로 아주 낮은 건 아니다. 대신 변화구가 위력적이다. 피안타율이 슬라이더 0.167, 체인지업 0.171, 커브 0.273, 스위퍼 0.216이다. 구종 가치도 고루 우수하다. 스위퍼가 4, 포심이 2, 투심, 체인지업, 슬라이더가 1이다. 다시 말해 개별 구종의 위력이 아주 빼어난 건 아니지만, 만만한 공은 하나도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클리블랜드는 올해 포스트시즌에 나갈 게 확실하다. 라이블리가 가을야구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도 관전포인트다. 아직 라이블리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 1경기도 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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