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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렇게 똑같을 수가’ 피는 못 속인다더니…형처럼 되고 싶은 동생, 형은 동생에게 웃으며 격려 [유진형의 현장 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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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최정과 롯데 최항이 3루 수비를 준비하고 있다. / 인천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인천 유진형 기자]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는 SSG가 화끈한 홈런포를 내세워 롯데를 11-5로 잡고 단독 4위에 올랐다. 무더위를 날리는 양 팀의 화끈한 공격 야구에 경기장을 찾은 야구팬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시원한 공격 야구 이외에도 볼거리가 있었다. 바로 양 팀 3루수가 그 주인공이다.

SSG 최정(37)은 팀을 대표하는 선수며 국가대표 3루수다. 몸에 특별한 이상만 없다면 SSG의 3루는 항상 최정이 지킨다. 반면 롯데는 올 시즌 다양한 선수들이 3루를 지키는데 이날 경기는 최항(30)이 롯데 핫코너를 책임졌다. 3루를 지키던 손호영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에 선수 보호차원에서 선발 라인업에 빠졌고 그 자리를 최항이 대신한 것이다.

SSG 최정과 롯데 최항이 3루 수비를 준비하고 있다. / 인천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SSG 최정과 롯데 최항의 등번호는 14번으로 같다. / 인천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렇게 이날 경기는 최정, 최항 형제가 3루를 책임지는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최항은 최정의 막내 동생이다. 최항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최정이 SK에 지명된 후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고, 가장 존경하는 선수로 주저 없이 최정을 뽑는다. 유신고 시절에는 형을 닮기 위해 최정의 등번호 14번을 달았다.

최항은 지난겨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이적하기 전까지 12년간 형과 한솥밥을 먹으며 형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이날 경기에서 두 선수의 수비 자세는 마치 한 사람의 수비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똑같았다. 두 선수 모두 등번호를 14번으로 달고 있으니 더 똑같아 보였다.

최항은 “나도 어렸을 때부터 형 보면서 야구를 하다 보니 14번을 달았다. 그런데 그전 팀에선 달 수가 없었는데(형이 사용하고 있어), 롯데에서 14번을 달고 싶어서 달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최항에게 최정은 영웅이다.

SSG 최정이 롯데 3루수 최항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인천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날 경기에서 두 선수는 한번 만났다. 최정은 7회말 2사 1.2루에서 박성한의 볼넷 때 3루를 밟으며 동생 최항을 보며 환한 미소로 응원했고, 최항도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두 형제는 이렇게 서로를 격려했다.

이제 팀은 다르지만, 두 선수는 자주 연락하며 응원한다. 특히 최정은 동생 최항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동생의 영상을 보고 공격과 수비에 관해 조언한다. 최항은 형의 조언이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최정과 최항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형제 선수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야구팬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SSG 최정과 롯데 최항이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수비하고 있다 / 인천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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