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몇 회까지 던지나 보자”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은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11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한다.
부산고 시절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며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까지 사로잡았던 윤성빈은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롯데 입장에서 윤성빈은 ‘아픈손가락’과 같다. 큰 기대속에서 계약금으로 4억 5000만원을 안겼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윤성빈은 2018년 데뷔 첫 시즌 18경기에 등판해 2승 5패 평균자책점 6.39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 가지 투구폼에 정착하지 못하는 등 파이어볼러의 숙명과도 같은 제구에서 불안함을 내비친 까닭에 이듬해에는 1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81.0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리고 오랜 공백기를 가졌던 윤성빈은 2021시즌 5년 2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최고 152km의 빠른 볼을 뿌리는 등 1이닝 1볼넷 무실점 투구를 펼쳤지만, 더이상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롯데는 윤성빈을 포기하지 않았고, 지난해 1군 미국 괌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데 성공, 2차 일본 이시가키에 이어 3차 스프링캠프까지 생존했다. 당시 사령탑을 맡고 있던 래리 서튼 감독은 “윤성빈이 지금까지 굉장히 열심히 해주고 있고, 빌드업도 잘 되고 있다. 괌에서도 라이브피칭도 소화했다”며 “윤성빈은 경기에 나갈 준비가 됐다”고 등판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부상이 윤성빈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3월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조기귀국하는 아픔을 맛봤다.
결국 윤성빈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뒤 단 한 번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는데,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7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하던 중 지난 27일 오랜만에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윤성빈의 가장 최근 1군 등판은 지난 2021년 5월 21일 잠실 두산전 이후 1166일 만이며, 선발 등판을 기준으로 볼 때는 2019년 3월 28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로 무려 1950일 만이다.
일단 최근 퓨처스리그 등판에서는 KT 위즈를 상대로 3이닝 동안 투구수 50구, 3실점을 기록했으나, 당시 최고 구속은 152km를 마크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에 앞서 윤성빈에 대한 질문에 “선발 투수로 박진과 최이준도 생각을 했었는데, 윤성빈이 2군에서 공이 좋다는 평가가 있었다. 구속은 워낙 좋지 않나”라며 “2군에서 선발로도 조금씩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그래서 한 번은 기회를 줘야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화요일부터 윤성빈이 등판하는 것은 분명 롯데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윤성빈이 조기에 강판될 경우 그 부담이 모조리 불펜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은 “오늘 투구수가 어느 정도 갈지는 모르겠다. 농담으로 ‘몇 회까지 던지나 한 번 보자’고 이야기는 했다”며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주기를 희망했다. 일단 윤성빈은 투구수에 제한이 없는 만큼 무너지기 전까지 마운드에서 공을 뿌릴 전망이다.
한편 이날 롯데는 윤동희(중견수)-고승민(2루수)-전준우(좌익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나승엽(1루수)-정훈(지명타자)-최항(3루수)-정보근(포수)-박승욱(유격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면 손호영이 빠진 것. 손호영은 두 차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던 부위가 완벽하지 않기에 선수 보호 차원에서 빠졌다.
김태형 감독은 “손호영은 선수 보호차원에서 제외했다. 햄스트링이 100%까지는 아니다. 어제(29일) 주사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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