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된 홍명보 감독(55)이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울산 HD 팬들과 K리그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시작한 홍 감독은 “저의 선택이 실망감을 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축구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존중, 대화, 책임, 헌신”이라는 네 가지 덕목을 강조하며 대표팀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팬들로부터 용서받는 방법은 축구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것”이라며 팬들의 이해와 지지를 호소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을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한 뒤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난 13일 공식 선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내 감독 선임에 대한 문제점을 폭로하면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 축구 팬들 역시 축구협회의 선정 절차가 투명하지 못했다는 점을 비판하며 반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한 감사를 시작하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홍 감독은 유럽 출장길에 올라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뮌헨) 등 주요 유럽파 선수들과 면담하며 대표팀 출범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홍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운영 방안으로 ‘존중, 대화, 책임, 헌신’의 덕목을 제시했다. 그는 “선수들과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지켜야 할 선을 명확히 하겠다”며 “많은 위험은 소통의 부재에서 온다.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선수들 역시 변화를 원하면 받아들이겠다. 선수들은 권한의 책임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에 대해서는 “우리가 볼을 소유하면서 경기를 주도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계획과 전력을 맞추겠다”며 ‘점유율 축구’의 소신을 밝혔다. “볼 소유는 전진성과 과감성을 더해야 한다.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볼 소유가 돼야 한다”며 “상대의 역습에 확고히 대비하고 수비 시간은 짧게 가져가겠다”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의 취임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그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팬들과의 소통과 팀의 성장을 약속했다. 앞으로 그의 지도력과 팀 운영 방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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