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최경주(54)가 마침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또 한 번 역사를 썼다. 최경주는 29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시니어투어 메이저 대회인 더 시니어 오픈에서 2타 차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우승으로 최경주는 한국인 최초로 PGA 시니어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첫날 2위에 머물렀던 최경주는 2, 3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리며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최종 라운드 초반 부진으로 잠시 3타 뒤진 3위까지 밀렸으나, 9번 홀부터 14번 홀까지 6개 홀에서 버디 4개와 이글 1개를 기록하며 6타를 줄여 승부를 결정지었다.
최경주는 한국 골프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다수 이뤄냈다. 2002년 그는 PGA투어 콤팩 클래식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후 그는 7차례 더 우승하며 한국 선수 최다승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뒤를 잇는 김시우가 4승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최경주의 업적은 더욱 빛난다.
2020년, 최경주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PGA 시니어투어에 진출했다. 그는 2021년 퓨어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다시 한 번 한국인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또한, 지난 5월 KPGA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하여 최고령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최경주에게는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큰 목표가 남아 있었다. 비록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양용은이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고, 2021년 마쓰야마 히데키가 아시아인 최초로 마스터스 그린재킷을 입었지만, 최경주는 여전히 메이저 대회 우승을 간절히 바랐다.
최경주는 그동안 메이저 대회에 55번이나 출전하며 6번의 톱10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2004년 마스터스에서 3위, 2010년 공동 4위, 2011년 공동 11위를 기록하며 우승 문턱까지 갔지만 마지막 한 발을 넘지 못했다. 2011년에는 ‘제5의 메이저’라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으나, 진정한 메이저 대회 우승의 꿈은 아직 남아 있었다.
이번 시즌, 최경주는 트래디션에서 공동 6위, 콜리그 컴패니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를 기록하며 메이저 대회 우승에 대한 희망을 높였다. 그의 도전과 혁신, 그리고 철저한 자기관리가 이번 메이저 우승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는 늘 새로운 스윙과 장비를 도입하며 발전을 멈추지 않았다. 또한, 철저한 식단 관리와 근육 단련을 통해 나이를 극복했다. 커피, 탄산음료, 술은 입에도 대지 않으며, 철저한 자기관리를 유지했다.
최경주는 이번 시즌 PGA 시니어투어 상금 랭킹 4위(125만 달러), 슈와브컵 랭킹 5위로 올라서며 상금 랭킹 ‘톱5’ 진입이라는 목표를 이룰 가능성을 높였다. 그는 여전히 PGA투어에서도 우승을 바라고 있다. 비록 어려운 일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있다. PGA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은 52세 10개월로, 최경주는 이를 목표로 삼고 있다.
사진 = A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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