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정해영이 돌아오면 불펜은 괜찮다. 어쩌면 최대고민은 선발진이다.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6)은 최근 2017년 통합우승과 올 시즌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2017년의 손을 들었다. 결정적인 차이로 선발진을 들었다. 양현종은 2017년에 자신과 헥터 노에시의 활약이 엄청났고, 임기영도 뒤를 잘 받쳤다고 회상했다. 당시 5선발은 확실하지 않았으나 팻딘과 임기영까지 이어지는 4선발은 확고했다.
결국 올해 선발진이 2017년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즌 시작할 때만해도 선발진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이의리와 윌 크로우가 1개월의 간격을 두고 시즌 초반부터 이탈하면서 균열이 시작됐다. 황동하가 이의리의 자리를 꿰찼고, 캠 알드레드가 자리매김하긴 했다.
그러나 양현종을 제외하면 6~7이닝을 안정적으로 막아줄 카드가 없다. 알드레드는 유니크하지만 8경기 중 퀄리티스타트는 3회다. 심지어 윤영철마저 척추 피로골절로 이탈하면서 선발진 후미마저 약화됐다. 황동하가 분전하지만, 황동하와 김도현은 5이닝 이상 안정적인 투구를 기대하기 어렵다. 윤영철이 돌아와도 역시 6이닝 이상 안정적으로 기대할 카드는 아니다.
결정적으로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시즌 초반과 같은 위압감과 거리가 멀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어떻게든 5~6이닝을 3점 안팎으로 막는다. 그러나 2017년 20승을 따낸 헥터처럼 긴 이닝을 압도하는 맛은 떨어진다. 주무기 스위퍼와 투심이 타자들의 방망이 중심에 걸린 뒤 확실하게 반격하지 못한다. 7년 전 헥터와 양현종은 지금보다 약한 불펜을 확실하게 커버할 능력이 있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KIA의 올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은 4.07로 1위다. 후반기는 3.98로 4위. 수치 자체는 타고투저 시즌임을 감안하면 좋다. 그러나 선발투수들의 이닝소화가 평균 5이닝이 안 된다. 4.98이닝으로 리그 6위다.
KIA가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더라도, 압도적인 선발투수의 부재는 은근한 고민이 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시즌 초반부터 불펜투수들이 선발진의 부족한 이닝을 분담하느라 고생했다. 그래도 불펜은 예년보다 물량이 풍부하다. 좌완 사이드암 김대유나 마무리 전상현은 확연히 살아났다. 전상현이 2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무너졌지만, 정해영 공백을 기대이상으로 잘 메워왔다. 최지민도 돌아왔다. 마무리 정해영이 스피드만 좀 더 올라오면 1군에 돌아온다. 그러면 불펜은 포스트시즌까지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이범호 감독도 현재 선발진에 압도적 이닝이터가 없음을 인정했다. 대안으로 선발투수들의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강조했다. 27일 경기를 앞두고 “현종이나 제임스, 알드레드는 1이닝씩 끊어 갈(위기가 와도 이닝당 실점이 많지 않다는 의미) 능력이 있다. 한 이닝에 점수를 조금씩 주는 건 괜찮다. 그런데 확 많이 줘 버리면 따라가기 힘들다. 3~4점씩 주는 운영은 안 하면 좋겠다고 자꾸 얘기한다. 1점씩 1점씩 주는 건 우리 타자들이 만회할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라고 했다.
결국 갑작스러운 대량실점이 선발투수의 조기강판을 야기하고, 불펜의 에너지 소모 과부하로 이어진다. 선발진의 이닝 소화력이 부족하면 안정감 있는 운영이 필수다. 이를 위해 야수들의 안정감 있는 수비도 필요하다. KIA가 최근 3연패를 통해 다시 한번 과제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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