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사상 처음으로 ‘바지 감독’이 등장했다. 에릭 텐 하흐 감독 이야기다. 무슨 의미일까.
감독은 원하는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맨유도 그렇다. 위대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신화가 나올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 중 하나도 퍼거슨 감독이 선택한 선수들의 활약이었다. 에릭 칸토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등이 퍼거슨 감독이 직접 영입한 선수였다. 구단은 선수 영입 권한을 감독에게 몰아줬다.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게 판을 깔아준 것이다.
그런데 이제 맨유에서 이런 장면이 등장하지 못한다. 감독의 선수 영입 권한을 구단이 뺏었다. 새로운 구단주 짐 래트클리프가 가져간 것이다. 이제 맨유 감독은 선수 영입에 관여하지 않고, 구단이 뽑아준 선수를 써야 한다. 텐 하흐 감독이 그런 처지다. 경질 위기에 몰렸지만 잔류에 성공했고, 이 과정에서 선수 영입 권한을 내줘야 했다. 텐 하흐 감독은 잔류를 위해 고개를 숙여야 했다.
최근 래트클리프 구단주는 5가지 정책을 선포했다.
1번이 ‘연령 제한’이다. 25세 이상 선수를 영입하기 않겠다는 것이다. 어린 선수를 영입해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2번은 ‘갈락티코의 배제’다. 세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을 영입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3번은 ‘제이슨 윌콕스 디렉터에 의한 전술 방식’, 4번은 ‘감독은 원하는 선수가 아닌 원하는 포지션을 말하라’, 마지막 5번은 ‘이네오스는 감독이 원하는 포지션에서 3명의 선수를 선별해 리스트를 보낸다’였다.
핵심은 맨유 감독에게 선수 영입 권한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맨유 감독은 원하는 포지션만 말하고, 선수는 구단이 직접 영입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ESPN’은 “래트클리프가 맨유 감독에 대한 요구 조건을 밝혔다. 래트클리프는 ‘예스맨’ 역할을 할 감독을 원한다. 래트클리프가 원하는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 발전과 팀 선발에 집중해야 한다. 선수 영입에 관해서는 감독의 권한이 없다. 선수 영입은 감독 역할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 정책을 텐 하흐 감독도 받아들였다. 이 매체는 “맨유는 텐 하흐와 재계약 협상을 시작했고, 선수 영입 권한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텐 하흐의 선수 영입에 대한 영향력은 줄어들 것이다. 래트클리프는 선수 영입에 대한 권한을 맨유 전담 영입 스태프에게 맡길 것이다. 새로운 구조에 따라 텐 하흐는 선수 영입에 대한 의견을 가질 수는 있지만, 영입에 대한 실질적인 역할은 없어질 것이다. 또 맨유의 코칭스태프 구성도 텐 하흐의 단독 의견으로 할 수 없게 됐다. 구단이 개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건 재계약을 맺을 상황에서 벌어진 일.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자 텐 하흐 감독이 돌변했다. ‘바지 감독’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고, 감독도 선수 영입에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구단 수뇌부에게 이 분노를 표현했다. ‘텐 하흐 항명 사태’다. 제이든 산초의 항명 사태 이후, 화해를 한 텐 하흐 감독. 이제 그가 수뇌부를 향해 항명 사태를 일으켰다.
영국의 ‘풋볼 인사이더’가 이 내용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텐 하흐가 맨유 수뇌부에 분노했고, 텐 하흐가 원하는 대로 됐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에버턴, 아스톤 빌라 회장을 역임한 키스 와이네스의 주장을 실었다. 그는 “텐 하흐과 맨유 수뇌부들에게 분노한 후 이적시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텐 하흐는 올바른 사고 방식과 전술을 가졌고, 이제 이적 시장에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텐 하흐는 수뇌부와 분노의 대화를 나눴고, 텐 하흐는 자신의 주장을 밀어붙였다. 이제 텐 하흐가 원하는 대로 일을 수행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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