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2024 파리 올림픽이 한창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겨루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 무대.
하지만 축구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는 올림픽에 뛸 가능성이 거의 없다. 올림픽이 U-23세 대회이기도 하고, 물론 와일드 카드로 23세 이상의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기는 하지만, 유럽 클럽들이 반대하는 대표적인 대회다.
다음 시즌 준비를 해야 하는 프리시즌. 팀의 핵심 선수를 내줄 수 없다. 시즌을 준비하는데 핵심 선수 없이 하면 구멍이 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올림픽에 가서 부상이라도 당하면 큰일이다. 시즌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 때문에 많은 유럽 클럽들이 핵심 선수의 올림픽 차출을 거부한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올림픽이지만 프랑스 최고 스타 킬리안 음바페가 올림픽에 나서지 않는 이유도 이것이다.
그런데 구단의 반대에도 선수가 너무나 올림픽 출전을 원했고, 그 마음을 읽었던 스승이 올림픽 출전을 허락한 선수가 있다. 감독은 그 선수가 올림픽을 다녀와야만 마음껏 더 활기차게 뛸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올림픽을 막았다면 평생을 마음에 담고 살아야 했을 것이다. 올림픽에 다녀오자 그야말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리오넬 메시 이야기다. 2007-08시즌 메시는 리그 10골, 총 16골을 넣으며 바르셀로나의 중심으로 들어왔을 시기다. 시즌이 끝난 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 1군을 지휘했다. 메시는 올림픽에 너무나 가고 싶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이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구단이 반대했다. 막을 수 있는 명분도 있었다. 바르셀로나가 폴란드의 비슬라크라코프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예선 경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메시가 올림픽에 가면 그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구단은 반대했다. 메시는 올림픽에 가고 싶었다. 메시도 구단의 결정을 따라야 했다. 그때 과르디올라 감독이 나섰다. 메시의 마음을 읽은 것이다. 21세의 어린 메시. 하고 싶은 건 해야 하는 메시. 그의 마음을 따라주기로 했다. 구단도 놀란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팀 동료들도 모두 놀랐다고 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메시를 올림픽에 보내주는 대신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그들의 대화는 이랬다.
“너 올림픽 가고 싶지?”
“네”
“걱정하지 마. 우리는 UCL 본선에 진출할 거야. 너는 올림픽에 가서 금메달을 가지고 돌아오면 된다.”
메시는 베이징으로 향했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됐을까. 메시는 약속을 지켰다. 올림픽 금메달을 메고 돌아왔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약속을 지켰다. 바르셀로나는 UCL 본선에 진출했다. 그 다음 둘은 마음이 합쳐졌다. 서로에 대한 고마움과 신뢰를 더하자 폭발했다.
메시는 올림픽 금메달을 가지고 돌아온 후 2008-09시즌을 시작했고,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리그에서 첫 20골을 돌파하며 23골을 넣었다. 전체 경기에서는 첫 30골을 돌파하며 38골을 작렬 시켰다. 그리고 리그, 코파 델 레이, UCL까지 우승하며 스페인 역사상 첫 트레블을 작성했다. 물론 과르디올라 감독과 함께 말이다. 메시는 2009년 생애 첫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전설의 시작을 알리는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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