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파리(프랑스) 심혜진 기자]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의 아쉬움을 털고자 한다. 김서영(30·경북도청)의 이야기다. 라스트 댄스에서 활짝 웃고자 한다.
김서영은 26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훈련을 마치고 나와 “사실 여기 오기 전까지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오고 나니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시원 섭섭한 느낌이다”면서 “하지만 아직 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경기에 집중해서 마지막까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좋은 기록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서영은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 진출에 실패한 직후 펑펑 울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이다. 당연히 눈물이 터질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도쿄올림픽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봤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개인혼영 200m 출전권을 획득한 것이다. 이렇게 무려 4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나선다.
올림픽 4회 연속 출전은 한국 수영 여자 선수로는 처음이자 남녀 통틀어 박태환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남유선이 네 번의 올림픽(시드니, 아테네, 베이징, 리우데자네이루)에 출전하긴 했지만 연속 출전은 아니었다.
김서영은 대표팀 막내로 시작해 이제는 최연장자가 됐다. 1994년생인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번 대회야 말로 ‘라스트 댄스’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서영도 이러한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어떻게 보면 좀 답답할 때가 많았었던 것 같은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선수촌에서 즐겁게 보냈더라”고 돌아봤다.
이날 경기장에서 경영 대표팀의 훈련을 지켜본 박태환 SBS 해설위원은 런던 대회에 참가한 김서영을 떠올리면서 “그때는 한참 어린 선수였는데, 지금까지 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다는 게 대견하다”고 치켜세웠다.
김서영도 “지금 파리에서 네 번째 올림픽을 준비하는 내 자신을 보니 정말 뿌듯하다. 스스로 조금 칭찬을 해줘야 하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서영은 이번 대회에서는 울지 않겠다고 자신과의 약속을 했다.
김서영은 “결승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준결승까지만 가봤기 때문에 결승 무대에 꼭 올라갔으면 한다”면서 “이번 레이스가 끝났을 때는 웃고 싶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조금 또 다른 감정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12년전과는 한국 수영의 위상이 달라졌다. 어느덧 세계를 넘보는 실력이 됐다.
김서영은 “확실히 달라졌다. 다른 선수들이 우리나라 선수들을 은근히 견제하는 게 느껴진다. 확실히 한국에 대한 위상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뿌듯함도 전했다.
김서영은 이날 오후 열리는 개막식에서 육상 우상혁과 함께 한국 기수로 나선다. 이미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경험한 바 있다. 당시에는 펜싱 구본길과 호흡을 맞췄다.
김서영은 “이번이 네 번째 올림픽인데 앞선 세 번의 올림픽에선 시합 때문에 개막식을 가본 적이 없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가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기수까지 할 수 있는 영광이 와서 기쁘게 생각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개막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김서영은 8월 2일 올림픽 개인혼영 200m 예선·준결승에 나서고, 3일 결승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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