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형우를 내는 타이밍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KIA 타이거즈는 25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4-7로 졌다. NC전 8연승 및 시즌 8연승을 마무리한 경기였다. 1회초에 6실점하며 일찌감치 기운 승부인 듯했다. 그러나 KIA는 5회와 8회 2점씩 추격하더니 9회말까지 NC를 압박하며 ‘졌잘싸’했다.
사실 장기레이스 운영 측면에서 졌잘싸는 좋지 않다. 차라리 대패하면 필승계투조를 확실하게 아낄 수 있다. 필승조를 다 내고 지는 게 팀 입장에선 가장 1패 이상의 데미지다. KIA는 마무리 전상현과 돌아온 최지민을 아꼈지만 이준영, 임기영, 장현식을 소모했다.
그래도 경기 막판 거센 추격전으로 끝까지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 경기였다. 여기엔 KIA 이범호 감독과 NC 강인권 감독의 치열한 벤치싸움이 있었다. NC는 7회말 2사부터 왼손 메인 셋업맨 김영규를 1.1이닝 동안 썼다.
KIA는 이날 최형우가 잔부상으로 빠졌다. 때문에 이범호 감독은 최형우를 대타로 기용할 타이밍을 계속 보고 있었다. 그러나 강인권 감독이 최형우가 나올 타이밍을 아예 봉쇄하기 위해 최대한 김영규로 끌고 간 것 같다는 게 이범호 감독 분석이다.
이범호 감독은 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마지막에 형우를 내는 타이밍을 계속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영규를 바꿀 것 같은데 안 바꾸시더라고요. 바꾸면 형우가 나올 것 같아서 안 바꾸시는 것 같아가지고. 형우가 영규에게 9타수 3안타라 그냥 쓸까 고민하다가 창진이가 컨디션이 좋아서 썼다”라고 했다. 최형우는 결국 9회말 마무리 이용찬을 상대로 2사 1,2루서 대타로 등장,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범호 감독이 꼽은 가장 아쉬운 장면은 4-7로 추격한 8회말 2사 3루였다. 그는 “가운데로 칠만한 공이 들어왔는데, 거기서 창진이가 딱 해결해줬으면 그 다음이 (김)도영이라서. 좀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그때 최형우를 쓰려고 하다 쓰지 않았다. 마침 이창진이 김영규의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쳤으나 우익수 뜬공이 되고 말았다. 이범호 감독의 말대로 이창진이 적시타를 쳐서 5-7로 따라갔다면 김도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서, 더 재밌는 흐름이 전개될 수도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그 상황에서는 가장 현명한 판단이지 않았을까. 선수들이 경기후반에 잘 따라가줬고 뒤에 후반에 나온 투수들도 잘 막아줬고. 그래서 후회는 없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데이터의 운이 작용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운이 저희한테 매일 있을 순 없으니까. 어제 경기는 어제경기로 털어내고 오늘 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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