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최근 발표한 에세이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의 아쉬운 성과와 관련된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정 회장은 특히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선수 간 갈등과 팀의 협동심 부족을 지적하며, “창의성과 원팀 정신(협동심)의 오묘한 관계를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패배한 후, 손흥민과 이강인의 몸싸움 사건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선수단 앞에서 “50명이 넘는 혈기왕성한 젊은 남자들이 모인 만큼 감정의 기복이 있을 수 있다”며,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언론에 빠르게 퍼졌고, 결국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부진의 책임을 지고 경질되었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 스타일을 설명하며, “감독은 선수들이 프로페셔널해야 한다고 믿었고, 그들에게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자율성이 보장된 대표팀 선수들이 원팀 정신에는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모든 연령대의 축구 대회에서 원팀 정신을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학년 전국 대회나 연령대 대표팀부터 서로 존중하면서 원팀이 되는 것을 강조할 것”이라며, “원팀 의식이 높아지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원팀을 강조하기 위해 개인의 창의성이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팬들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벌어진 대표팀 내 갈등을 두고 ‘창의성이 넘치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젊은 선수’가 선배들의 기분을 거슬리게 하고 위계질서를 무너뜨린 사건으로 해석하며 하극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이강인에게 비난이 쏠렸지만, 나는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에는 여전히 위계질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감독과는 자율적인 관계를 선호하지만 선후배 간의 전통적 위계질서가 유지되는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 브레인스토어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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