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 급격하게 추락한 선수가 있을까.
로멜로 루카쿠 이야기다. 그는 한 때 세계 정상급 공격수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클럽들이 기피하는 공격수 1순위다. 희대의 뒤통수 논란으로 인해 인성에 대한 추락도 있었다.
루카쿠는 2021년 이탈리아 인터 밀란에서 잉글랜드 첼시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무려 9750만 파운드(1735억원)였다. 하지만 돈값을 하지 못했다. 첼시에 적응하지 못한 채 임대를 전전해야 했다. 인터 밀란으로 임대갔다. 2022-23시즌 그곳에서 팀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까지 이끄는데 공을 세웠다. 인터 밀란은 루카쿠의 완전 이적을 추진했다.
그런데 희대의 뒤통수 사건이 벌어졌다. 루카쿠는 인터 밀란을 사랑한다며, 인터 밀란으로 이적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뒤에서는 유벤투스와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분노한 인터 밀란은 영입을 철회했고, 유벤투스마저 거부했다. 원 소속팀 첼시도 루카쿠를 원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루카쿠는 사우디아라비아로 팔려갈 위기에 놓였다. 유럽에서 아무도 루카쿠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등장했으니,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함께 했던 감독 조제 무리뉴 감독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AS로마로 루카쿠를 데려갔다. 이번에도 임대였다. 무리뉴 감독 덕분에 루카쿠는 유럽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AS로마와 임대가 끝났고, 루카쿠는 다시 행선지를 찾고 있다. 지난 시즌과 분위기가 똑같다. 첼시는 루카쿠 복귀를 원하지 않고, 루카쿠를 원하는 유럽 클럽은 없다. 루카쿠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니면 갈 곳이 없는 신세기 됐다.
이때 또 구원의 손길이 등장했다. 인터 밀란 시절 함께 했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다. 콘테 감독은 나폴리 지휘봉을 잡았고, 이탈이 유력한 빅터 오시멘의 대체자로 루카쿠를 원한다. 이번에도 루카쿠는 유럽에 잔류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 첼시는 이번에야 말로 임대가 아닌 완전 매각을 원한다. 더 이상 루카쿠로 시달리고 싶지 않다. 나폴리도 완전 영입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차이가 크다. 서로가 원하는 이적료 차이가 2배 정도 난다. 좁혀질 수 없는 차이다.
첼시는 4400만 유로(661억원)를 원한다. 나폴리는 절반 정도인 2500만 유로(375억원)를 제시했다. 첼시 입장도 이해가 간다. 무려 9750만 파운드를 썼다. 조금이라도 더 회수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나폴리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전성기에서 내려온 공격수, 다른 유럽 클럽이 원하지 않는 공격수에게 4400만 유로를 내기에는 아깝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루카쿠의 추락이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1735억원 몸값의 공격수가 375억원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탈리아의 이적 전문 기자 지안루카 디 마르치오는 “콘테가 루카쿠를 영입하고 싶어 한다. 루카쿠 역시 콘테와 재회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가격이 문제다. 첼시는 4400만 유로를 제시했고, 나폴리는 2500만 유로 이상을 지불할 의향이 없다. 이 차이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첼시는 이번 여름 절대로 루카쿠의 임대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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