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구단주 짐 래트클리프. 그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건들면 안 되는 곳을 건들고 말았다.
래트클리프는 구단주 부임 후 강압적인 정책을 계속 내놨다. 직원 감독, 연봉 삭감, 직원과 선수단 접촉 금지, 감독 선수 영입 권한 박탈 등이다.
뼛속까지 사업가 마인드를 가진 구단주. 그가 맨유의 부활을 위해 왔지만, 그의 정책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일단 모든 정책이 ‘돈을 줄이는 방법’이 전제가 돼 있다. 그리고 너무 강압적이다.
과거 에버턴, 아스톤 빌라 회장을 역임한 키스 와이네스는 “구식 독재자 스타일이다. 그는 자신의 사업, 기업과 맨유를 비교해서 그렇다. 이런 사고는 잘못된 것이다. 축구는 사업보다 훨씬 더 유기적인 분야다. 엄청난 차이가 있다. 축구는 인간에게 크게 의존하다. 그런데 래트클리프는 실무적으로만, 사업적으로만 접근하고 있다. 이것이 구식 독재 스타일이다”고 비난했다.
최근 정책을 실제로 시행하고 있다. 래트클리프 구단주는 맨유 직원 1/4 해고를 결정했다. 약 1100명의 직원 중 최대 250명까지 해고한다는 방침이다. 맨유 직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선을 넘은 정책. 맨유 유스 코치 7명을 경질한 것이다. 아무리 돈을 아낀다고 해도 맨유의 정체성을 흔드는 일이다. ‘디 애슬레틱’은 “맨유가 직원 감축의 일환으로 맨유 아카데미 코치 7명을 경질했다. 맨유 선수단은 프리시즌 미국 투어를 진행 중이고, 래트클리프는 캐링턴 훈련장에서 직원 감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래트클리프는 비대해진 아카데미의 축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청소년 팀 코치 7명을 해고할 것이다. 그 중 3명은 맨유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직원이다”고 보도했다.
이는 맨유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고 맨유의 위대한 감독 맷 버스비 감독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무시하는 것이다.
버스비 감독은 1945년부터 1969년까지 맨유를 지도하며 황금기를 이끌었다. 또 1970년부터 1971년까지 감독 커리어 마지막을 맨유와 함께 했다. 특히 버스비 감독은 뮌헨 사태 이후 팀을 재건시킨 핵심 인물이다. 퍼거슨 감독처럼 맨유 팬들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버스비 감독은 리그 우승 5회를 포함해 총 13회 우승을 기록했다. 특히 맨유 최초의 유러피언컵(UCL 전신) 우승을 일궈낸 영웅이다. 성적, 우승과 함께 버스비 감독의 위대한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맨유 유소년 시스템을 체계화 시킨 감독이라는 점이다.
버스비 감독은 맨유 유소년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시행했고, 유소년팀 투자와 스카우팅 등을 통해 유스팀을 통한 팀 발전을 이끌었다. 어린 재능, 유소년이 축구의 미래, 클럽의 미래라는 것을 확신한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인해 팀의 주축 대부분을 유스팀으로 채웠고, 가장 어린 팀, 가장 역동적인 팀을 만들었다.
이 철학을 퍼거슨 감독이 계승했다.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게리 네빌, 데이비드 베컴 등이 탄생하고, 맨유 역대 최강의 멤버가 꾸려질 수 있었던 이유였다. 실제로 퍼거슨 감독은 맨유 감독을 시작할 때부터 버스비 감독의 철학과 방향성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으며, 조언도 많이 받았다.
퍼거슨 감독은 최근 “어린 선수는 팀의 기초다. 젊은 선수들이 뛰는 것을 신뢰하고, 젊은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시스템을 시작한 버스비 경의 심장과 영혼을 맨유가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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