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인 마무리를 꿈꾸는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험난한 대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24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샤펠 아레나에서 공식 훈련을 가진 뒤 안세영의 가장 큰 고비로 8강을 꼽았다.
세계랭킹 1위로 1번 시드를 받은 안세영은 예선을 통과하면 16강을 건너뛰고 8강에 진출한다. 문제는 8강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세계랭킹 6위·일본)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파리올림픽에서 5번 시드를 받은 야마구치는 C조에 속했다. 예선과 16강 통과 가능성이 높은데 8강에 오른다면 안세영과 맞붙는 대진이다. 1~4번 시드 중 한 명은 ‘5번 시드’ 야마구치와 8강에서 붙는 구조였는데 불운하게도 안세영이 그 한 명이 됐다.
세계선수권 2연패(2021~2022년)에 빛나는 야마구치는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세계랭킹 1위를 지켰던 선수다. 안세영 직전 세계랭킹 1위였다. 최근 두 차례 맞대결에서도 1승1패로 팽팽하다.
4강에 오르면 타이쯔잉(3위·대만)과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타이쯔잉 역시 여자 배드민턴 ‘빅4’ 중 하나로 꼽히는 껄끄러운 상대다. 안세영이 야마구치-타이쯔잉을 연파하고 결승에 오르면 ‘난적’ 천위페이(2위·중국)와 대결할 것으로 보인다. 안세영은 2020 도쿄올림픽 8강에서 천위페에에 져 분루를 삼킨 바 있다.
결코 녹록하지 않은 상대들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지만, 금메달을 원한다면 어차피 꺾고 넘어가야 할 상대들이다. 일부 해외매체들이 “안세영 금메달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고, 대진도 썩 만족스럽지 않지만 안세영은 이날 훈련에서도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무릎 상태가 완전하지 않지만 안세영은 팬들의 응원만 계속된다면 파리에서의 낭만적인 마무리를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객관적인 전적을 봐도 그렇다.
지난 3월 올림픽이 펼쳐지는 아레나 포르트 드 라 샤펠에서 펼쳐진 결승에서 야마구치를 꺾고 우승한 좋은 기억이 있다. 야마구치의 경기력은 지난해보다 분명 떨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타이쯔잉에게는 12승3패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도 두 차례 결승에서 모두 이겼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꺾었던 천위페이를 상대로 올해 두 차례 맞대결에서 1승을 따냈다. 출국 전 안세영은 천위페이와의 대결에 대해 “올해 두 번 맞붙었는데 너무 좋았다. (올림픽에서)이길 방법을 찾은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안세영이 금메달을 따낸다면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파리에서 낭만적인 마무리를 꿈꾸는 안세영의 꿈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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