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름 사나이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올해 내심 좌완 셋업맨 김영규(24)를 선발투수로 쓸 생각을 했다. 김영규는 패스트볼 140km 중~후반을 거뜬히 찍는 좌완이다. 이런 투수를 1이닝용 셋업맨으로 쓰는 건 낭비라고 여겼다. 과거 선발투수 경력도 있다.
그러나 강인권 감독의 구상은 꼬였다. 김영규가 스프링캠프 막판 팔꿈치 미세 통증을 호소, 일정을 완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휴식과 재활하는데 시간이 필요했고, 선발투수 복귀의 꿈은 그렇게 접었다. 김영규와 함께 선발 변신을 준비하던 우완 김시훈이 5선발을 꿰찼다.
김영규가 선발투수로 돌아오려면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셋업맨으로 돌아오면서 4월 중순부터 1군에서 투구할 수 있었다. 5월 13경기서 1패3홀드 평균자책점 7.36으로 부진한 걸 제외하면 순항한다. 사실 5월 초반 3경기 연속 실점을 제외하면, 김영규는 늘 철벽이었다.
특히 6월부터 페이스가 상당하다. 14경기서 2승1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1.96, 7월에는 5경기서 3홀드 평균자책점 제로다. 6월부터 19경기서 25이닝 18피안타 19탈삼진 4볼넷 4자책 평균자책점 1.44로 맹활약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4.1km다. 작년 144.9km서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올 시즌에는 포심 비중을 조금 줄이고 슬라이더를 좀 더 구사한다. 포크볼도 있다. 팔꿈치 이슈에선 벗어났다.
NC는 올해 한재승과 김재열이란 불펜 히트상품을 발굴했다. 그러나 한재승의 최근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면서 전반기 막판부터 재정비에 들어갔다. 김재열은 여전히 좋지만 시즌 초반의 기세는 아니다. 약간 기복이 있다. 필승조를 풀타임으로 처음 해보다 보니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서 발생하는 부족한 부분을 김영규가 충분히 메워주고 있다.
강인권 감독은 장기적 차원에서 또 고민이 될 듯하다. 김영규를 계속 불펜에 둘지 다시 한번 선발 전환을 시도할지. 현재 토종 선발진은 신민혁, 이재학, 김시훈이다. 신민혁이 팔꿈치 뼛조각 이슈가 있고, 이재학은 구종 다변화에 성공했으나 구위가 압도적인 건 아니다. 김시훈도 선발 1년차다.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지만, 하루아침에 결정을 내릴 이슈 또한 아니다.
우선 올 시즌은 셋업맨으로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고, 2025시즌 준비 과정에서 강인권 감독의 행복한 고민이 이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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