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건너온 천재 바둑소녀 스미레 돌풍이 거세다. 지난달 ‘춘향배’ 우승을 차지한 스미레는 여자 최고기사 결정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4 여자 최고기사 결정전 패자조 준결승에서 스미레 3단이 김채영 8단을 상대로 231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김채영 8단은 지난달 한국 여자 랭킹 3위, 이번 달에는 한 계단 내려선 4위에 랭크된 강자다.
일본기원에서 ‘특별 입단’을 통해 프로가 된 스미레 3단은 지난 3월부터 한국기원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프로 입단 전 한국에서 바둑을 공부했던 스미레는 “랭킹 2위까지 올라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달 처음으로 한국 여자 랭킹 10위권에 진입했던 스미레는 7월 랭킹에서 7위까지 올라서며 목표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현재 한국 여자 랭킹 1위는 최정 9단, 2위는 김은지 9단이다.
스미레 3단이 김채영 8단을 꺾고 패자조 결승에 진출하면서 한국과 일본이 자랑하는 차세대 여자 바둑 스타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김은지 9단과 스미레 3단이 격돌하는 것인데, 두 기사 모두 이번 대회 승자조에서 최정 9단에게 지면서 패자조로 밀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은지 9단과 스미레 3단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총 세 번 만나 김 9단이 모두 승리했다. 2022년 국제 바둑 신예 단체전, 2023년에는 중국 여자 갑조리그에서 대결했고, 올해는 한중일 천재 소녀 삼국지에서 격돌한 바 있다.
스미레 3단은 국후 인터뷰에서 “김은지 9단과 이전에 대결했을 때는 제가 후반이 너무 약해서 실력 차이가 많이 난다고 느꼈다”면서 “이번에는 지난 대결보다는 좀 더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김은지 9단은 워낙 잘 두는 선수라 부담은 없다”면서 “즐겁게 두겠다”고 임전소감을 밝혔다.
지난 대회보다 500만원씩 상향된 여자 최고기사 결정전 우승 상금은 4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 매수 추가 30초를 주는 시간누적(피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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