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33)가 8년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최두호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레모스 vs 잔디로바’ 페더급(65.8kg) 경기에서 빌 알지오(35∙미국)에게 2라운드 3분 38초 왼손 훅에 의한 TKO승을 거뒀다.
1라운드에 백스핀엘보에 맞으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침착하게 바디샷을 적중시키며 살아남았다. 2라운드부턴 왼손 잽과 훅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결국 상대 백스핀엘보 실패 후 카운터로 날린 왼손 훅이 제대로 들어갔고, 알지오는 눈을 움켜쥐며 주저 앉아 경기를 포기했다.
“사람들도 나를 의심했고, 나도 나를 의심했다.” 8년 만에 승리를 거둔 최두호(15승 1무 4패)는 옥타곤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스스로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던 기나긴 불운은 마침내 끝났다.
2014년 23살에 UFC에 데뷔해 3연속 KO승을 거둔 최두호는 차기 챔피언으로 거론될 만큼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러나 2016년 당시 4위였던 컵 스완슨전 패배를 시작으로 3연패가 이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회복무요원 대기로 해외 시합 출전이 불가능해져 3년의 공백기가 생겼다. 사정을 잘 모르는 팬들은 최두호가 경기하지 않는다며 비난했다.
군 문제를 해결하고 3년 2개월 만에 나선 카일 넬슨과의 복귀전에선 헤드버트 반칙에 대한 석연찮은 감점 판정으로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무승부를 기록했다. 설상가상 무릎 부상이 터져 또 1년 5개월을 쉬었다.
최두호가 다시 자신을 믿을 수 있게 된 건 주변인들의 지지 덕분이었다. 소속팀인 팀매드 양성훈 감독, 최근 두 경기 최두호의 훈련 캠프를 진두지휘한 ‘코리안 좀비’ 정찬성 감독은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다.
최두호는 자신을 질책했던 팬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조롱성 댓글도 다 보고 있다. 좋아하던 선수가 갑자기 경기 안 하면 얼마나 배신감이 느껴지겠는가. 전부 나에 대한 관심이다. 내가 잘하면 또 다시 좋은 댓글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승리가 더욱 고무적인 점은 최두호가 새 무기를 선보이며 발전된 기량을 선보였단 거다.
최두호는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1부리그에서 활약한 레슬러 알지오를 두 차례 테이크다운하며 대등 이상의 그래플링 공방을 벌였다. 또한 기존에 활용도가 높지 않았던 왼손 잽과 훅을 활용해 상대에게 궤멸적 충격을 입혔다.
다음 목표는 톱15 랭킹 근처에 있는 상대다. 알지오는 랭킹권 진입 근처에 있던 선수로 평가된다. 직전 알지오를 꺾은 넬슨은 9위 캘빈 케이터와 대결할 기회를 얻었다.
한편 같은 대회에 출전한 최승우(31)와 이정영(28)은 난타전 끝에 TKO패했다.
최승우(11승 7패)는 코메인 이벤트에서 스티브 가르시아(32∙미국)와 난타전을 벌이다 왼손 훅에 녹다운 당한 뒤 그라운드 앤 파운드를 맞고 1라운드 1분 36초에 TKO됐다.
이정영(11승 2패)은 메인카드 오프닝 경기에서 하이더 아밀(34∙필리핀/미국)과 난타전에 돌입해 40여대의 펀치를 맞고 1라운드 1분 5초 TKO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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