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후반기 초반 부진으로 대역전 5강은 사실상 쉽지 않게 됐다. 그렇다고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이젠 방향성을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2승7패로 하락세다. 작년에도 후반기 초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발목 신전지대 수술로 급격히 내리막을 탔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될 가능성이 있다. 5위 SSG 랜더스에 무려 8.5경기 뒤졌다. 이걸 극복하는 건 어렵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키움은 올해 리빌딩, 정확히 말하면 리툴링 시즌이다. 다시 승부를 보는 시즌은 에이스 안우진이 돌아오는 2026시즌이다. 마운드는 조상우 트레이드가 성사되든 안 되든 선발과 중간 모두 대대적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반면 타선은 약간의 계산된 흐름이 감지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미래의 간판을 이주형으로 설정한 건 확실하다. 홍원기 감독은 이주형을 꾸준히 리드오프로 쓴다. 갑자기 타순이 또 바뀔 수도 있지만, 홍원기 감독이 이주형을 리드오프로 쓰는 건 순전히 전략적이다. 홍원기 감독도 당연히 이주형이 리드오프와 안 맞는 스타일인 걸 안다.
이주형이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해보면서 자신의 경기 및 시즌을 소화하는 루틴을 정립하고,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가 많은 경험을 쌓으라는 배려다.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확실하게 정립해 같은 코스, 같은 구종에 두 번 연속 속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주형은 61경기서 타율 0.280 8홈런 34타점 OPS 0.800으로 무난한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낸다.
이주형과 짝을 지을 미래의 중심타자 한 명은 장재영이다. 이주형과 장재영이 3~4번에 들어가고, 외야 두 자리도 함께 꿰차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장재영은 최근 1개월간의 1군 타자 생활을 뒤로 하고 왼쪽 대퇴부 통증으로 재활 중이다. 홍원기 감독이 장재영의 이번 부상에 유독 자신의 관리 부족을 탓했던 건 이 시기에 또 재활을 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기 때문이다. 어쨌든 장재영은 재활을 마치면 시즌 막판에는 다시 1군에 올라올 게 확실하다.
그럼에도 이정후에 이어 김혜성까지 메이저리그로 가면, 타선의 기둥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하다. 30대 후반 베테랑들에게 그걸 원하긴 어렵다. 올해 확실한 후보가 나왔다. 골든글러브급 시즌을 보내는 주전 3루수 송성문이다. 송성문은 올 시즌 88경기서 타율 0.353 12홈런 64타점 OPS 0.956이다. 아울러 실책은 단 2개다. 리그 최고 공수겸장 3루수의 성적. 그러나 하필 김도영(KIA 타이거즈) 미친 듯이 치고 있어서 골든글러브 도전은 쉽지 않을 듯하다.
송성문은 28세다. 현재 키움 야수진은 20대 초~중반과 30대 중~후반이 절대다수다. 송성문이 중간 연차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의 기둥이 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시간이다. 실제 송성문은 시즌 도중 김혜성으로부터 주장을 이어받은 상태다. 다행히 내부의 반응과 평가가 좋다. 송성문은 야구도 잘하면서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다. 앞으로 1~2년간 올 시즌과 비슷한 성적을 거두면 진짜 애버리지로 인정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내부적으로 내야수 이재상과 고영우를 미래의 핵심 코어로 바라보고 육성한다. 이재상은 유격수, 고영우는 3루가 주 포지션이다. 두 사람이 공수겸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송성문이 2루도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송성문과 고영우의 공존은 가능하다.
조상우 트레이드 루머의 경우, 키움이 202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한장 더 얻으면 코어급 유망주 야수를 한 명 지명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단, 내부적으로 이 트레이드 자체를 굳이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드라인에 맞춰 조건을 급격히 떨어뜨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키움이 그렇게 이정후에 이어 김혜성과도 아름답게 이별할 준비를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포스트 이정후, 김혜성 시대에 대한 준비작업을 착실하게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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