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화 이글스 팬들에겐 다소 답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21세의 유망주다. 일단 160km를 회복했으니, 스텝 바이 스텝의 첫 단계를 디뎠다.
2024시즌 문김대전 1탄이 19일 대전에서 뒤늦게 성사됐다. 문동주가 올해 15경기, 78⅓이닝만 소화했다. 성장통을 겪으며 재정비하는 와중에 KIA 타이거즈전이 많이 겹쳤을 뿐이다. 한화 팬들에겐 김도영에게 2루타 두 방을 맞은 문동주를 보고 실망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게 김경문 감독의 일관된 견해다. 지난달 말 광주 원정 당시 “가슴 속에서 해주고 싶은 말은 많이 있어요. 그런데 감독은 말을 아껴야 돼. 분명한 건 앞으로 이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라고 했다.
문동주는 올 시즌 15경기서 4승7패 평균자책점 6.32다. 작년의 임팩트 있는 기억이 올 시즌 문동주의 행보를 흐리게 하는 측면이 있다. 실제 문동주가 올해 야구를 잘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3년차, 21세의 투수 유망주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행보다. 문동주가 워낙 슈퍼 유망주로 꼽혔기 때문일 뿐이다.
6월26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 이후 12일 대전 LG 트윈스전서 16일만에 등판했다. 이때 투구 밸런스를 조정해 패스트볼 160km를 회복했다. 150km대 후반의 패스트볼이 올 시즌 150km대 초반까지 떨어진 게 성적 이상의 고민이었다.
19일 KIA전서도 김도영에게 2루타 두 방을 맞았으나 5이닝 8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4실점했다. 잘 던진 건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부진한 내용도 아니었다. 구속은 여전히 159~160km까지 나왔다. 어쨌든 문동주에게 160km 회복은 최고 무기의 회복을 의미한다.
여기서 몇 가지 양념을 가미해 성장해야 할 투수다. 기가 막힌 커맨드까지 요구하긴 어렵다. 실투가 나와도 힘으로 압도할 수 있으면 되고, 자연스럽게 경험을 쌓으면서 커맨드, 경기운영의 요령을 익혀 나가면 된다.
160km 회복이 피안타의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문동주는 최근 6경기 연속 경기당 최소 8피안타를 기록했다. 여기서 점수를 많이 준 적도 있었고 최소화한 적도 있었다. 위기를 극복하는 노하우가 아직 부족하지만, 시간에 맡길 문제다. 문동주가 당장 류현진처럼 던지긴 어렵다.
출신성분과 입단 히스토리를 감안할 때 김도영과의 비교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프로는 무조건 스토리텔링을 지향해야 한다. 단, 그렇다고 문동주가 과도한 비판을 받을 이유는 없다. 김도영이 너무, 많이, 미친 듯이 잘 하고 있을 뿐이다.
피안타를 줄이기 위한 고민은 밸런스, 변화구 품질, 코스 활용 등으로 이어진다. 공을 손에서 놓으면 투수의 임무가 끝나는 건 사실이다. 이후에는 바빕신의 도움도 필요하다. 물론 안 좋은 결과를 낼 확률을 낮추고 좋은 결과를 낼 확률을 높이기 위한 준비는 필요하다.
그런데 그것도 양상문 코치라는 베테랑 조력자가 생겼고, 묵직하게 지켜주는 김경문 감독도 있으니 문동주가 과도한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문동주가 지금보다 잘 해도 한화가 튀어오른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문동주가 올 시즌 성적, 행보에 조급한 마음을 가진다면, 그것이 꼬이는 지름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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