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LG 트윈스는 시즌 초부터 외국인 투수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렸고, 5월 말 미국으로 출국했던 차명석 단장이 또다시 미국으로 출국했다. 결정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모습이다.
LG의 두 명의 외국인 투수 켈리와 엔스는 올해 중반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좌완 파이어볼러 엔스의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4월부터 부진했고 1선발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 코치들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변화를 꾀했고 이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켈리는 상황이 다르다. KBO 6시즌 통산 989 1/3이닝 73승 46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고 있는 에이스 투수지만 불안하다.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로 여름 이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올 시즌 내부 지표를 따져보면 상황이 다르다. 어느덧 서른 중반이 된 켈리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구속 저하로 인해 피안타율이 상승했고, 6시즌째 KBO리그에서 뛰는 장수 외국인 투수로 국내 타자들은 켈리의 공에 적응을 마쳤다. 부진을 거듭하며 승리보다 패배가 훨씬 많아졌다.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냉정하게 바꿀 대상을 찾자면 켈리다.
구단 관계자는 “구위형 우완 투수가 시장에 나와서, 차명석 단장이 급하게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했다. “다만, 이번 차명석 단장의 출장이 무조건 교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즉, 현재 시장에 나온 선수 상태와 계약 조율을 상황에 따라 교체가 결정되리라는 것이다.
이미 LG는 외국인 투수 교체를 위해 움직였고 그리 길지 않는 시간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도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켈리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평소와 마찬가지로 더그아웃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켈리의 인성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성실한 외국인 선수의 대명사라 불리며 성적과 인성에서 모범을 보여주며 리더 역할을 했다. 이날도 그랬다.
켈리는 매 이닝 마칠 때마다 야수들을 격려했고, 위기에서는 함께 고민하며 세리머니를 할 때면 누구보다 기뻐했다. 살아남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엔스의 호투를 진심으로 축하했다. 외국인 타이틀을 떼도 켈리라는 선수의 존재감, 그의 워크에식은 인정하고 박수받아 마땅할 듯하다.
‘폭풍전야’다. 1선발급 투수를 원하는 LG의 행보에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염경엽 감독도 “영입 유무는 빠르게 결정이 날 것이다”라고 외국인 투수 계약 건을 바라봤다.
[교체설이 나오고 있는 켈리가 18일 경기에서 동료들을 격려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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