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의 이강철 감독과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6년째 이어온 사제 관계의 깊은 신뢰를 보여줬다.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는 그들의 끈끈한 유대감이 더 빛났다. 5회말 무사 1루 상황,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로 향하자 쿠에바스는 전광판을 보며 깜짝 놀랐다. 70구밖에 던지지 않은 상황에서 투수 교체가 이뤄질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쿠에바스에게 “조금 조급해 보이길래 쉬는 시간을 주고 싶었다”고 토닥이며 안심시켰다.
경기 후, 쿠에바스는 “내가 경기 중 타구가 파울인 줄 알고 베이스 커버를 안 하는 실수를 했었다”고 웃으며 그때의 상황을 회상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쿠에바스의 엉덩이에 장난스럽게 발을 갖다 대며 그를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쿠에바스는 이강철 감독을 미국프로야구(MLB) 명예의 전당에 오른 전설적인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에 비유하며 “경험에서 나오는 많은 조언을 잘 따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감독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드러내며 “항상 표정이 진중해서 밖에서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선수들을 가족같이 생각하고 장난도 많이 치는, 좋은 분”이라고 전했다.
또한, 쿠에바스는 이날 피치컴(Pitchcom) 수신기가 아닌 송신기를 착용하고 포수 강현우에게 직접 사인을 보내는 모습을 보였다. 마이너리그 시절 피치컴을 사용해봤다는 그는 “내가 확신하는 구종을 더 빠른 템포로 던질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kt wiz가 9-2로 승리하면서 쿠에바스는 한 달 반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KIA전에서 95구를 던지고 몸이 매우 피곤해졌고, 그 이후 잘 쉬고 많이 자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경기에서 3패와 평균자책점 10.13으로 부진했던 쿠에바스는 이날 6이닝 무자책점(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그의 회복과 함께 kt wiz의 시즌 성적도 상승세를 타길 기대해본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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