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만루홈런 데이였다.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쏟아진 가운데 17일 5개 구장에서 일제히 펼쳐진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에서는 무려 4개의 만루 홈런이 터졌다. 하루에 만루홈런 3개가 터진 적은 여러 차례 있지만, 하루에 만루홈런 4개가 나온 것은 KBO리그 역사상 최초다.
4개의 만루홈런 중 3개는 승부를 가르는 결정타라 관중들에게 더 큰 짜릿함을 안겼다.
가장 화려했던 만루홈런은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가 때렸다. 레이예스는 울산 문수구장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장 10회말 극적인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6-2 승리를 이끌었다.
2-2 팽팽하게 맞선 10회말. 2사 만루에서 레이예스는 두산 김명신의 슬라이더(130km)를 힘껏 잡아당겼고, 타구가 우측 담장을 넘어가며 롯데의 승리를 확정했다. 레이예스는 KBO리그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레이예스의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이길 수 있었다. 칭찬하고 싶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2연승을 달린 롯데는 38승46패3무(승률 0.452)로 8위를 지켰다. 공동 5위 SSG·NC와는 4경기 차.
광주에서는 나성범(KIA 타이거즈)이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나성범은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전에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회 만루포를 작렬했다. KIA가 5-3 앞선 4회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나성범은 상대 우완 불펜 투수 황동재의 직구(147㎞)를 공략해 오른쪽 담장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개인 통산 6번째 만루홈런이다.
이 홈런은 0-3 끌려가다 3-3 동점을 만든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어놓는 한 방이 됐다. KIA는 나성범 만루홈런 등에 힘입어 10-5 완승, 2위 삼성과의 승차를 5.5로 벌렸다.
잠실에서는 돌아온 오지환(LG 트윈스)이 김광현(SSG 랜더스)을 무너뜨리는 만루홈런을 날렸다.
6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오지환은 3-0 앞선 3회말 김광현의 슬라이더(133km)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의 큰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5월12일 롯데전 이후 76일 만에 터진 시즌 3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네 번째 만루홈런이다. 오지환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고 흔들리는 김광현을 상대로 후속타자 김범석이 솔로홈런을 쳐 흐름을 완전히 빼앗았다.
7회 SSG 에레디아가 리그 첫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3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스코어를 뒤집지는 못했다. 6이닝 1실점 호투한 엔스는 시즌 9승째를 수확했고, LG는 3연승을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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