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따지고 보면 황동하(22, KIA 타이거즈)도 2023시즌 최악의 위기에서 발굴한 보석이었다. KIA가 2년 연속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법이 없다.
KIA에 선발과 불펜에 동시에 전력 누수가 커지면서, 2위 삼성 라이온즈에 4.5경기 앞섰음에도 위기감이 감돈다. 일단 16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장맛비로 건너 뛰면서 한 숨 돌렸다. 그리고 이범호 감독이 묵직한 발표를 했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윤영철의 대체 카드로 김도현을 택했다. 애당초 윤영철이 1~2차례 못 나가면 김건국을 임시로 기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윤영철은 척추 피로골절로 3주간 쉰 뒤 재검진 하기로 했다. 재검진 후 곧바로 공을 잡아도 복귀까지 시간이 또 걸릴 전망이다. 현 시점에서 최소 1~2개월 정도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확실한 선발 대체자원을 준비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선택한 카드가 우완 김도현(24)이다. 김도현은 신일고를 졸업하고 2019년 2차 4라운드 33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2022년 4월에 투수 이민우, 외야수 이진영의 반대급부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잠시 KIA 팬들에게 인사를 한 뒤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그리고 올해 복귀해 5월부터 꾸준히 1군에 선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구속이다. 한화 시절 140km대 초반의 공을 뿌렸으나 군 복무 기간 충실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150km까지 스피드를 올렸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포심패스트볼 평균 148km.
포심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투심을 섞는다. 사실 포심과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이 각각 0.367로 높은 편이다. 가장 많이 구사하는 구종인데 난조다. 오히려 체인지업과 커브 피안타율이 0.182, 0.125로 좋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현을 올 시즌까지 불펜으로 쓰되, 올 시즌 이후 장기적으로 김도현을 어떻게 쓸 것인지 내부적으로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어쨌든 150km을 찍는 투수를 어떻게든 잘 활용할 것임을 예고했다.
김도현에겐 절호의 기회다. 윤영철의 부상으로 최소 3~4차례, 어쩌면 5~6경기 이상 선발 등판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선발투수를 안 해봤던 건 아니니 투구수만 올리는 과정을 거치면 정상적으로 경쟁력을 발휘할 듯하다. 긴 이닝을 소화하면 가장 좋지만, 이범호 감독으로선 꾸준히 선발로 나가서 타자들과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랄 것이다. 팀과 개개인의 성장 측면에서 좋은 결정인 듯싶다.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 이의리가 일찌감치 이탈한 뒤 황동하를 5선발로 굳혔다. 정식 5선발 진입은 올해지만, 사실 선발투수 황동하의 시작은 2023시즌이었다. 전임 감독은 시즌 중반 외국인투수 사정이 좋지 않을 때, 이의리와 윤영철 등이 휴식으로 등판을 한 번씩 건너 뛸 때 황동하를 적극적으로 썼다.
황동하는 빠른 투구템포의 투구라는 장점 외에도 자꾸 선발 등판을 하면서 자신의 경쟁력을 높였다. 아직 통산 퀄리티스타트가 1회이고, 투구내용에도 기복은 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서 선택한 전임감독과 현 이범호 감독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지금 KIA 선발진은 이의리의 어깨 염증 및 손가락 물집 이슈과 마리오 산체스의 팔꿈치 통증이 동시에 일어났던 작년 후반기와 흡사하다. 사실 이미 이의리가 시즌을 마쳤고 불펜 과부하가 일어난 상황서 작년보다 선발진 사정이 더 안 좋다고 봐야 한다.
이런 상황서 김도현 카드가 등장한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19일 혹은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 선발투수로 데뷔한다. KIA 유니폼을 입고 2022년 7월1일 SSG전에 한 차례 선발 등판했으나 이번이 진짜 데뷔전이라고 봐야 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어쩌면 마운드는 최악의 상황이고, 김도현 카드는 KIA로선 밑져야 본전이다. 안 좋으면 다시 불펜으로 쓰고 다른 카드를 택하면 된다. 선발투수 김도현이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주면 훗날 KIA 선발진의 뎁스 확보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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