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직접 조사를 예고하면서 축구계가 큰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이 계기가 되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약 5개월 동안 새로운 사령탑을 물색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면서 팬들의 큰 비난을 받았다. 특히, 외국인 감독을 알아보다가 갑자기 국내 감독을 선임한 점과 홍 감독이 대표팀에 대한 태도를 갑작스럽게 바꾼 점 등이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이에 더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일한 박주호가 선임 과정의 절차적 문제를 폭로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여러 국가대표 출신 축구인들이 이에 동조하며 비판 여론은 한층 더 거세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 15일, 문체부 관계자는 “축구협회의 자율성을 존중해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며 “감독 선임 과정에 하자가 없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축구협회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문체부의 조사 예고에 대해 축구협회는 정부가 스포츠 및 기술적 부분까지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회장이나 임원의 자격을 심사할 수는 있지만, 스포츠나 기술적인 부분을 정부 기관이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협회의 입장은 FIFA의 정관과도 맞닿아 있다. FIFA는 각국 축구협회의 독립적인 운영을 강조하고 있으며, 정관에도 이를 명시하고 있다. FIFA 정관 14조 1항과 19조는 회원 협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제삼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FIFA는 자격 정지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실제로 2015년 쿠웨이트 정부가 자국 체육단체의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자, FIFA는 쿠웨이트축구협회의 자격을 정지시키고 국제대회 출전권을 회수했다. 또한,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정치·종교적 갈등으로 인해 이스라엘 대표팀의 입국 문제를 겪자 FIFA는 아예 개최권을 박탈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가 축구계를 넘어 사회적 이슈로까지 번진 가운데, 대한축구협회가 FIFA 정관을 구실로 외부 감시와 견제를 회피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FIFA가 이번 사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되고 있다.
축구계를 둘러싼 이번 논란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그리고 FIFA의 최종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사진 = A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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