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해도해도 어려운 게 수비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은 전반기에만 19개의 실책을 범했다. 물론 시즌 729이닝으로 최다이닝 3위라는 걸 감안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19개는 많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어려운 타구를 처리하다 범한 실책도 많지만, 손쉬운 타구에 어이없는 실책도 종종 범했다.
타격과 주루는 성장통이라는 말이 안 어울리는 선수다. 이미 리그 최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비는 나이에 맞게 성장하는 모습이라는 평가도 있다. 엄청난 타격 재능과 결과물이 사람들의 입을 쩍 벌리게 하지만, 김도영은 고졸 3년차, 만 21세다. 대학교 3학년과 같다.
수비는 경험을 꾸준히 쌓으면 거의 예외 없이 실력이 올라간다고 말하는 관계자가 많다. 김도영의 1년 선배 김주원(22, NC 다이노스)이 대표적 사례다. 김주원은 2023시즌 1030이닝을 소화하면서 무려 29개의 실책을 범했다. 그러나 올해 김주원은 593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8개의 실책만 범했다. 수비의 안정감이 매우 좋아졌다는 평가다.
김도영은 후반기 6경기서 1개의 실책을 범했다. 그 1실책도 쉽지 않은 타구를 처리하다 나온 결과였다. 14일 광주 SSG랜더스전을 마치고 만난 김도영은 그 1개의 실책조차 못내 아쉬운 얼굴이었다. 그래도 후반기 들어 수비에서의 안정감이 붙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도영은 “수비에서 멘탈을 좀 잡았다. 이제 수비에서는 평범한 땅볼이 와도 실수는 안 나온다. 그동안 미안했는데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지난시즌 막판부터 조금씩 하는 방법을 알고, 수비의 정답을 약간씩 알아간다. 계속 연습하면서 몸에 익히고 있다”라고 했다.
박기남 수비코치에게 여전히 많은 조언을 받는다. 3루 수비를 잘 하는 허경민(두산 베어스)에게 글러브를 선물 받기도 했다. 김도영은 허경민에게 받은 글러브를 두고 “선배님이 주신 걸 쓰긴 좀 그렇다. 가문의 영광”이라고 했다. 허경민은 광주 출신의 직속 선배다.
그만큼 김도영은 수비를 잘 하고 싶어 한다. 간절하게. 지난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도 부상으로 타격훈련을 하지 못했어도 그 누구보다 수비훈련을 열심히 했다. 남들보다 자연스럽게 수비훈련을 많이 했음에도 결과가 나오지 않아 속상할 법도 하다. 그러나 김도영은 “내 미래를 위해 그때의 수비를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천재가 노력을 얘기했다. 김도영은 “그때의 수비 자세가 감을 잡으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수비는, 해도해도 어려운 게 수비니까. 계속, 몇 살을 먹어도 수비는 노력을 해야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김도영에게 수비는 노력을 통해 극복해야 할 산과도 같다. 천재가 노력까지 이렇게 하니, 공수겸장 3루수 등극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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