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결국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후반기 본격적인 페넌트레이스 순위 싸움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 ‘파이어볼러’ 믿을맨 최지강이 전열에서 이탈했다.
두산은 15일 최지강을 1군에서 말소했다. 두산 관계자는 “최지강이 우측 어깨 통증으로 말소됐다”며 “구체적인 복귀 스케줄은 크로스체크 이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육성선수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은 최지강은 데뷔 첫 시즌 1군에서는 2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21.60을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냈다. 최지강은 2군에서 22경기에 나서 4승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한 것은 물론 1군에서는 개막전에서 이승엽 감독 체제의 첫 승을 수확하는 기쁨을 맛보는 등 풀타임 시즌을 치르진 못했으나, 25경기에서 2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5.32로 가능성을 쏘아 올렸다.
지난해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던 만큼 최지강은 올해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2월부터 최고 151km의 빠른 볼을 뿌리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입단 첫해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2월 구속이 147~148km였던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게 구속이 빨라진 것. 그만큼 체계적인 훈련 속에서 시즌을 잘 준비하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그리고 최지강은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평가전에서도 최고 150km의 강속구를 앞세워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는 등 비약적인 성장을 통해 올해도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최지강의 역할을 지난해와 완전히 달랐다.
최지강은 올해 시작부터 두산의 ‘필승조’의 한 축을 맡으며 3월 한 달 동안 5경기에 등판해 2홀드 평균자책점 2.08의 성적을 남겼는데,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최지강은 ‘주무기’ 투심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4월에는 12경기에 나서 5홀드 평균자책점 1.50을 마크했고, 5월에도 2승 3홀드 평균자책점 3.72로 훌륭한 활약을 이어갔다. 조금 긴 이닝이 필요할 때는 아웃카운트 5개(1⅔이닝)도 문제없이 막아냈고, 팀이 가장 큰 위기에 몰린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도 어김없이 마운드에 올라 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최지강에 대한 질문에 나올 때마다 칭찬을 쏟아냈다.
다만 흔들림 없이 질주하고 있는 최지강에게도 우려의 시선은 있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최지강이 시즌 초반부터 너무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지강은 6월에도 13경기에 출전해 1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자책점 3.38의 성적을 남기는 등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43경기(38⅓이닝)에 나서 3승 1패 1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2의 훌륭한 성적을 거두며 전반기를 마쳤다.
이승엽 감독은 최지강을 비롯해 이병헌, 김택연의 ‘필승조’의 노고에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사령탑은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 전반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김택연, 최지강, 이병헌까지 이 세 선수들의 힘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만큼 베테랑들도 어린 선수들도 호흡을 잘 맞춰줬다. 그 조화가 잘 이뤄졌다. 김택연과 최지강, 이병헌이 아주 훌륭한 역할을 해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최지강은 후반기가 시작된 후 2경기에서 1홀드를 수확, 3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는데, 15일 예상치 못한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13일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 최지강이 마운드에 오른 이후 오른쪽 어깨에 통증을 호소한 것. 일단 첫 번째 검진은 마친 가운데 두산은 보다 최지강의 몸 상태를 확실하게 점검하기 위해 크로스체크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부상이 경미하더라도 당분간 최지강이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두산은 16일 경기 개시 전을 기준으로 48승 2무 40패 승률 0.533으로 LG 트윈스와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두산이 지금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많은 요소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불펜의 힘이었다. 두산은 15일 시점에서 ‘유일’하게 불펜 평균자책점이 3점대(3.89)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순위 싸움이 진행되는 후반기 초반부터 필승조가 이탈한 것은 분명 뼈아픈 상황이다.
두산은 최근 시라카와 케이쇼와 조던 발라조빅의 합류로 인해 선발에 대한 고민을 덜어냈다. 하지만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였던 최지강의 이탈로 인해 또다시 큰 고민에 빠지게 됐다. 최지강의 공백을 메울 선수부터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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