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24는 스페인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단연코 스페인의 ‘신성’ 라민 야말이었다. 야말은 17세 생일 다음 날 열린 결승전에서 스페인의 승리에 기여하며 자신의 이름을 유럽 축구 역사에 새겼다.
스페인은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결승전에서 2-1로 승리하며 12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이번 우승으로 스페인은 유로 대회 최다 우승국(4회)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결승전에서 중원의 핵심 역할을 맡은 로드리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었지만, 대회 내내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선수는 단연 야말이었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시스템에서 ‘제2의 리오넬 메시’로 불리며 주목받아 온 야말은 유로 결승전 전날 만 17세가 되었다. 모로코인 아버지와 적도기니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스페인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인 로카폰다 출신으로, ‘빈민촌의 희망’으로도 불린다.
야말은 이미 바르셀로나에서 최연소 데뷔(15세 290일) 기록을 세우고,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최연소 A매치 출전과 득점(16세 57일) 기록을 경신하며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유로 대회를 통해 그는 스페인 축구의 차세대 대표주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야말은 만 16세 338일의 나이로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 출전하며 유로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다. 이 경기에서 그는 다니 카르바할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유로 최연소 공격 포인트 기록까지 경신했다.
야말의 활약이 이어지자, 17년 전 바르셀로나 소속이던 메시가 지역 신문과 유니세프의 연례 자선 행사에서 아기였던 야말을 목욕시키는 사진이 공개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프랑스와의 준결승전에서 야말은 1-1 동점을 만드는 골을 기록하며 유로 최연소 득점 기록(16세 362일)을 경신, 스페인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17세 생일 다음 날 열린 결승전에서도 야말의 기록 행진은 계속되었다. 그는 2016년 대회 당시 헤나투 산시스(포르투갈)의 18세 327일 기록을 깨고 유로 결승전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다. 이는 월드컵을 포함한 역대 최연소 결승 출전 기록이기도 하다. 월드컵에서는 1958년 브라질의 펠레가 17세 249일로 최연소 결승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결승전에서 선발로 출전한 야말은 후반 2분 니코 윌리엄스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대회 4번째 도움을 기록, 도움왕에 올랐다. 그는 1골과 4개의 어시스트로 이번 유로 대회에서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선수로 남았다.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넘어, 이번 대회에서 그는 베스트 영플레이어 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야말은 “무척 행복하다. 꿈 같다. 스페인으로 돌아가서 팬들과 함께 축하하는 게 정말 기대된다”며 자신의 기쁨을 표현했다. 그는 이번 우승이 인생 최고의 생일 선물이라며 앞으로도 계속될 ‘파티’를 예고했다.
사진 = AP, EPA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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