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원준(27)이 시련의 세월을
최원준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서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도루 2득점을 올리며 팀의 4-2 승리에 힘을 보탰다.
첫 타석에선 운이 좋았다. 1회초 소크라테스가 안타를 친 뒤 도루를 성공시켜 무사 2루가 된 가운데 최원준이 투수 땅볼을 쳤다. 공을 잡은 임찬규가 2루 주자 소크라테스를 잡고자 뿌렸지만 송구가 정확하지 않았다. 최원준은 1루에서 세이프. 김도영의 기습 번트 안타로 만루가 됐고, 최형우의 희생플라이, 나성범의 희생플라이가 연달아 나오면서 2-0으로 앞서갔다. 최원준은 나성범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그리고 김선빈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3-0으로 앞서나갔다.
최원준은 3회 선두타자로 나와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5회 2사에서 중전 안타를 신고했다. 이어 김도영의 안타 때 2루를 밟았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8회 네 번째 타석에서도 출루했다. 바뀐 투수 이상영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뽑았다. 김도영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최형우 타석 때 최원준이 뛰기 시작했다. 2루 도루에 성공하더니 이어 3루도 훔쳤다. 나성범의 2루 땅볼 때 득점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후반기 시작이 좋다. LG와 3연전서 13타수 7안타 타율 0.538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경기 후 만난 최원준은 “가장 잘 했을 때인 2021년을 생각하면서 하고 있다. 연습 루틴이라던지, 타석에서 어떤 공을 쳐야 하는지 등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루 2개에 대해서는 “두 번 다 사인이 나와서 뛰었다. 항상 코치님이 사인을 주시는데 오늘은 사인에 맞게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최원준은 9번에서 치다가 최근에는 2번으로 올라왔다. 이에 대해 최원준은 “편하고 불편한 건 없다. 단지 타석이 많이 오기 때문에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것 말고는 9번이나 2번이나 똑같은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최원준이 기피하는 타순은 있다. 바로 리드오프다. 이범호 감독이 최원준과 대화하면서 1번을 불편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그는 “1번은 뭔가 출루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공을 많이 봐야 하고, 출루에 조금 더 초점을 줘야 하는 자리다. 그런 부분에 대해 작년에 야구가 잘 되지 않았어서 허심탄회하게 말했던 건데 그걸 기억해주시고 계시더라. 감독님 말씀이 맞다. 가장 선호하는 타순은 2번이다. 1번을 치느니 2번에서 치는게 낫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입단 후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기대를 받았지만 아직은 부족했다. 제대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67경기에서 타율 0.255, 1홈런 23타점 13도루 출루율 0.341에 그쳤다. 부상 때문에 시즌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훈련에서 종아리 타박상까지 당해 더욱 그랬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시즌 준비를 잘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복이 있었다. 4월까지는 30경기에 타율 0.333을 기록하며 잘 나가는 듯 했으나 5월 24경기에서 타율 0.230, 6월 22경기에서 타율 0.246에 머물렀다.
다행히 7월 들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었던 대구 삼성전에서 4안타를 때려냈고, LG 3연전에서는 7안타를 몰아쳤다. 7월 타율은 딱 5할이다. 어느새 시즌 타율을 0.297까지 끌어올리며 3할 진입을 눈앞에 뒀다.
최원준 역시 “대구 경기부터 생각했던 것들이 잘 나오고 있다. 꾸준하게 하다보면 전반기 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경쟁자인 LG를 상대로 스윕을 거두고 홈으로 돌아가게 됐다. 최원준은 “일단 2위 팀을 상대로 스윕을 했다는 게 너무 기분이 좋다. LG는 디펜딩 챔피언이기 때문에 저희가 좀 경계하는 팀이였는데, (이번 3연전으로)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걸 더 선수들이 다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그는 “목표는 없다. 타율, 안타, 도루 등 개인 기록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하루하루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있고, 팀이 우승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이 현재 내 바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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