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수 강릉원주대 교수, 방송협회 세미나서 보편적 시청권 강조
유료 방송 서비스 제공자의 특정 스포츠 독점 중계권을 인정할 경우 정보의 자유를 인정한 헌법적 가치에 위배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고민수 강릉원주대 법학과 교수는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한국방송협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유료 방송사가 방송권을 독점적으로 확보하면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시청자는 중요한 정보에 접근할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며 현행 방송법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특히 JTBC가 2026년부터 2032년까지 동·하계 올림픽 중계권을 가져간 것과 관련해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보편적 시청권 차원에서 “온 국민이 올림픽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행 방송법은 국민적 관심 행사를 시청 가능 가구 수에 따라 두 가지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룹 A는 국민 전체 가구 수의 90% 이상이 시청 가능한 방송 수단을 확보해야 하는 행사로 동·하계 올림픽과 FIFA 월드컵이 해당하고, 그룹 B는 국민 전체 가구 수의 75% 이상이 시청 가능해야 하는 행사로 동·하계 아시아경기 대회와 야구 WBC, 성인 남자 국가대표팀이 출전하는 AFC 및 EAFF 경기 등이 해당한다.
고 교수는 올림픽뿐만 아니라 인기 있는 스포츠 경기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한국 방송 시장 내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보편적 시청권이 더욱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국민이 중요한 스포츠 이벤트를 시청할 수 있도록 보장한 유럽연합과 호주, 영국 등의 사례를 들며 “헌법상 있는 정보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실현하기 위해 어느 국가의 입법자든지 접근권을 제도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최근 모바일이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등에서도 스포츠 중계를 하고 있는데, EU의 경우 이들까지 포함해 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방송협회의 이번 세미나는 스포츠 중계권의 독점 문제와 보편적 시청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향후 한국의 방송법 개정 논의에서 이러한 의견들이 반영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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