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생 이보나,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단 최고령 출전
한국 클레이 사격의 전설, 이보나(부산시청)가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그녀는 이번 올림픽에서 사격 산탄총 여자 트랩 종목에 도전하며, 16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던 이보나는 이번 파리 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실력이 계속 좋아진다면 다음 올림픽도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게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생각이에요.”
한덕수 국무총리가 파리 올림픽 선수단 결단식에서 따로 언급할 만큼, 이보나는 한국 사격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선수다. 그녀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더블 트랩 은메달과 트랩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산탄총 사격의 유일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자리매김했다.
“20년 전에는 멋모르고 나갔다가 메달을 땄어요. 그런데 이게 그렇게 무거워질 줄은 몰랐죠. 이번에도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충실하고 재미있게 쏘려고 해요.”
이보나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녀는 개인적인 영광보다는 산탄총 사격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탄총은 실업팀도 적고 해서 제가 책임감을 갖고 이번에 좋은 성적을 내면 좋은 실업팀도 생기고 좋은 선수도 많이 올 것 같아요. 제가 선배로서 해야 할 일은 그것.”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사격은 이보나를 포함해 김민수(국군체육부대), 장국희(KT)까지 3명의 산탄총 선수가 출전한다. 김민수와 장국희는 각각 남녀 스키트에 출전하며, 혼성 스키트 종목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두 선수는 2000년생으로, 이보나보다 19살이 어리다.
“후배들은 저보다 훨씬 열심히 하고 열정도 뜨거워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들이에요.”
이보나는 후배들과의 나이 차이를 느끼지 않으며, 그들과의 소통을 즐기고 있다.
“제가 20년 전에 올림픽 나갈 때도 20살 많은 선배랑 나갔어요. 그때는 그냥 ‘선배님’이라고 불렀는데, 요새는 20살 어린 후배들이 자꾸 ‘언니’라고 불러요. ‘그래도 선배라고 부르는 게 낫지 않겠어?’라고 말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언니라고 해요. 젊어진 거 같아서 좋네요.”
이보나는 후배들에게 올림픽을 인생의 목표로 삼지 말라는 조언을 남겼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고 해서 행복만 있는 건 아니고, 못 땄다고 해서 실패도 아니에요. 올림픽에 모든 걸 걸지 말고 목표 가운데 하나로만 생각했으면 해요.”
마지막으로, 이보나는 산탄총 사격의 매력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산탄총은 표적이 깨지는 게 눈에 확연히 보여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골프보다 많이 했던 게 산탄총이라는데, 딱 봐도 멋있는 종목의 매력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이보나의 도전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계속된다. 그녀의 활약이 한국 사격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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