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울산 최병진 기자] 이정효 광주FC 감독과 선수단이 진짜 주인공이었다.
광주는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펼쳐진 울산 HD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홍명보 울산 HD 감독에게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홍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화제를 모았고 많은 취재진이 울산으로 향했다.
원정팀 광주의 이 감독이 먼저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감독은 “린가드(FC서울)가 광주에서 첫 경기를 치렀을 때보다 기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놀랐다.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 감독은 어느 때보다 ‘승리’를 갈망했다. 이 감독은 “울산을 상대로 편하다기보다는 긴장을 많이 한다. 비슷한 스타일이라 선수들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신나게 할 것 같다”고 했다. 맞대결 3연승 중인 울산을 상대로 연승을 이어가겠다는 각오였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들러리’를 거부했다. (홍 감독의 대표팀 상황에) 들러리가 되기 싫다. 더 집중을 해서 준비한 부분을 더 하자고 했다. 오늘이 감독으로 K리그 100경기다. 지금 49승을 했는데 오늘 50승을 채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의 의지대로 광주는 울산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경기를 주도했다. 강한 전방 압박과 후방 빌드업의 색채를 유지하며 울산을 괴롭혔다. 몇 차례 위기 속에서는 김경민이 선방을 펼치면서 리드를 넘겨주지 않았다. 광주는 44%로 울산보다 볼 점유율이 낮았다. 하지만 슈팅수에서 17-12로 앞섰다. 유효슈팅 또한 4개로 한 개가 더 많았다.
이 감독의 승부수도 적중했다. 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안혁주를 빼고 이희균을 투입했다. 그리고 이희균은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후반 21분 베카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이희균에게 패스했고 이희균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 감독은 울산전 4연승을 달성한 후 “오늘 전술적으로 두 가지를 요구했다. 안혁준이 사이드에서 벌리면서 공간을 만들자고 했는데 수행해줬다. 김경민도 선방으로 팀을 도왔다. 힘든 상황임에도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뛰어준 선수들을 정말 칭찬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K리그 감독 100경기에서 50승을 거둔 기록에 대해서도 “선수들에게 커피를 사야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 감독은 축구대표팀 감독 앞에서 거둔 승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감독은 “오늘 승리하지 못했으면 위로 올라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 승리를 따낸 경기라고 생각한다. 언제 이렇게 많은 기자들 앞에서 선수들이 승리하고 이름을 알릴 수 있겠나. 기분이 좋다. 우리팀에 뛰어난 선수가 있다는 걸 소개한 것 같아서 감격스럽다”고 설명했다.
경기 전부터 모든 관심은 홍 감독에게 향했지만 경기의 주인공은 광주의 축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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