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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약 5개월 간의 우여곡절 끝에 홍명보 감독이 차기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 내정 발표 이후에도 한국 축구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오후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됐다고 발표했다.
홍명보 감독은 감독 선임 작업 초기부터 유력한 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이 한창 시즌을 치르고 있는 상황인 데다, 과거 홍명보 감독이 여러 차례 대표팀 사령탑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해왔기에 큰 파장이 일었다.
파장을 일으킨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은 제대로 된 수습도 하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내정 발표 다음날인 8일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 주재로 브리핑을 진행했다. 하지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불투명성만 드러났을 뿐 축구 팬들의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했다. 감독 선임 작업에 대해 분명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나와 축구 팬들을 답답하게 했다.
이후 감독 선임 작업에 함께 참여했던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홍명보 감독 내정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힌 뒤, 감독 선임 과정과 전력강화위원회의 문제에 대해 폭로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비밀 유지를 어긴 박주호 위원을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오히려 더 큰 비판을 받으며 웃음거리가 됐다.
홍명보 감독은 10일 울산과 광주FC의 K리그1 경기에서야 대표팀 감독 내정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는 말을 아끼던 홍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에야 마음을 바꿔 대표팀 사령탑직을 수락한 이유를 밝혔다.
다만 홍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 역시, 이임생 기술이사의 브리핑과 큰 차이는 없었다. 핵심은 없고 의미 없는 말들만 많았다. 홍 감독은 “나를 버렸고, 이제는 대한민국 축구 밖에 없다”며 마음을 바꿔 대표팀 감독직을 맡은 이유를 설명했지만,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본인을 버린 것이 아니라, K리그와 울산을 버린 것이다. K리그와 울산은 한국 축구가 아니냐’는 비판만 나오고 있다.
또한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 부임 시기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대한축구협회와 상의를 하지 않았다. 협회와 전혀 연락을 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언제 (대표팀에) 들어갈 것인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언제까지 울산의 지휘봉을 잡고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5개월이나 시간을 끌며 감독을 선임했으면서도, 향후 과정은 무엇하나 명확한 게 없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역시 홍명보 감독 선임 발표 후에는 침묵 중이다. 한국 축구가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이지만, 이 위기에서 한국 축구의 수장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향후 어떤 대책을 마련할 것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납득 못할 절차와 결정, 대응이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한국 축구 팬들의 답답함은 지금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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