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더그아웃을 향해 욕을 하더라”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8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창원에서 외국인 선수들 간의 마찰에 대해 이야기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둔 지난 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SSG와 NC 다이노스의 맞대결에서 KBO리그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상황이 발생했다. 양 팀은 9회까지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면서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결과 연장전 승부에 돌입했다. 이에 SSG는 전반기 마감을 앞두고 있었기에 드류 앤더슨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고, 첫 타자 김성욱과 8구 승부 끝에 삼진을 솎아내며 이닝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때 앤더슨이 김성욱을 향해 욕설을 뱉었다. 영어로 된 욕이었지만, 입 모양을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욕설이었다.
이후 앤더슨은 박시원과 서호철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는데, 이 과정에서 앤더슨이 NC 더그아웃을 향해 무언가 소리치는 화면들이 잡혔다. 그리고 NC의 카일 하트와 다니엘 카스타노 또한 앤더슨을 향해 욕을 하며 맞받아치는 모습. 결국 이닝이 끝난 뒤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고, SSG 한유섬이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다. 다행히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외국인 선수들끼리의 갈등은 KBO리그에서 보기 쉽지 않은 장면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9일 인천 롯데전에 앞서 “창원에서 화가난 상태로 올라왔다”고 말한 이숭용 감독은 “나도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앤더슨이 공을 던진 뒤 뭐라고 이야기를 하더라. 게임 중이었기 때문에 앤더슨에게 뭐라고 이야기는 할 수 없었다. 그런데 NC 외국인 선수들이 욕을 하더라. 처음에는 통역을 불러서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마라. 상대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진정을 시켰는데, NC 외국인 선수들이 우리 더그아웃을 향해 욕을 하더라. 그래서 참다 참다가 열이 받아서 그라운드로 나왔다”고 말했다.
전후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숭용 감독은 앤더슨에게 확실히 주의를 줬다고. 사령탑은 “앤더슨에게 ‘그렇게 하지 마라. 마운드에서는 조금 캄 다운도 하자’고 이야기를 했다”며 “그리고 경기가 끝나고 강인권 감독이 ‘주의를 시키겠다’고 하길래, 나도 마찬가지로 ‘주의를 주겠다’고 하면서 좋게 마무리가 잘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선수들 간의 충돌은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서로를 향해 욕설을 뱉으며 충돌한 것은 이숭용 감독도 오랜만에 봤다고. 사령탑은 “뭔가 개입될 게 없는 것 같은데, 서로 팀 입장에서 바라봐서 그랬던 것 같다”며 “나도 NC 외국인 선수들이 욕을 하길래 그만하라는 신호를 줬다. 그런데 계속 우리 더그아웃을 향해 욕을 하더라”고 덧붙였다. 얼마전 배트 플립으로 앤더슨의 심기를 긁었던 박한별과 김성욱을 헷갈린 것이 아니냐는 말에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나간 것을 연결시키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물론 충돌은 있었지만, 빨리 털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게 이숭용 감독의 설명. 사령탑은 “경기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문제도 생긴다. 우리팀도 그렇지만, 상대팀 입장에서도 그런 것들이 있으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런데 한 다음에 감정만 남지 않으면 된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다. 털어낼 것은 빨리 털고 다음에는 어떻게든 이기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SSG에는 희소식이 찾아왔다. 자신이 친 파울볼에 맞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올스타 출전까지 불발됐던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곧 그라운드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숭용 감독은 “에레디아 상태가 조금씩 좋아져서 내일 또는 모레 등록이 될 것 같다”며 “수비는 조금 어려울 것 같지만, 지명타자 활용은 가능하다. 상태가 많이 호전이 됐다”고 밝혔다.
이날 SSG는 최지훈(중견수)-추신수(지명타자)-최정(3루수)-한유섬(우익수)-박성한(유격수)-김민식(포수)-전의산(1루수)-정현승(좌익수)-박지환(2루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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