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한축구협회는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을 설명했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지난달 28일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히자 전강위의 모든 권한을 위임받아 감독 선임 후속 과정을 이어 나갔다.
이임생 이사는 2일 유럽으로 출국해 다비드 바그너와 거스 포옛 등 최종 후보에 오른 외국인 감독 2명과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지시간으로 3일 오전 9시부터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호텔에서 첫 번째 후보자와 약 3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고, 곧바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해 4일 오전 두 번째 후보자와 미팅을 가졌다. 그러나 두 외국인 감독 후보자의 축구 철학이 한국 축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며 귀국했다.
사실상 ‘소득이 없는’ 출장 후, 이임생 이사와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으로 방향을 틀기로 결정했다. 이임생 이사는 5일 오후 11시 수원FC와의 K리그 경기를 마치고 귀가하는 홍명보 감독의 자택을 찾아가 설득에 나섰다. 한국 축구 철학에 어울리는 게임 모델, 빌드업을 통한 기회 창출, 연령별 대표팀에서 A대표팀으로 이어지는 연계성과 지속성을 고려해 홍명보 감독이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설득 끝에, 다음 날 오전 9시 홍명보 감독이 사령탑 제의를 받아들이겠다는 전화를 걸어오면서 감독 선임 절차가 마무리됐다. 이임생 이사는 이 모든 과정을 철저히 비밀리에 단독으로 진행했으며, 선임 과정이 언론을 통해 외부로 새어 나갈까 우려했다. 한 젊은 위원이 특정 매체에 실시간에 가깝게 정보를 공유했다는 의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임생 이사는 전강위 미팅을 소집하는 대신 개별적으로 연락해 ‘최종 결정 위임’에 대한 동의를 얻었고, 홍명보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며 숨 가쁘고 긴박한 일주일을 마무리했다. 기자회견 도중 이임생 이사는 사령탑 선임 고민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탓인지 목소리가 떨리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이번 감독 선임 과정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결정이었으며, 이임생 이사의 헌신과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 빛을 발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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