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 원조 후계자였는데…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2019-2020 FA 시장에서 류현진을 4년 8000만달러에 영입할 때, 장기적으로 네이트 피어슨(28)의 ‘에이스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2017년 1라운드 28순위로 입단한 피어슨을, 류현진과의 계약 후반기에는 에이스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피어슨의 성장 속도는 너무 늦었다. 부상과 제구 난조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피어슨을 맴돌았다. 우여곡절 끝에 2020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5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6.00에 그쳤다.
2019년 트리플A에서 선발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2020시즌부터 본격적으로 5선발 롤을 맡는 듯했으나 실패했다. 제구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토론토도 미련을 어느 정도 접고, 트리플A에서도 셋업맨으로 기용했다. 100마일을 거뜬히 뿌리는 투수이니, 짧은 이닝 동안 강점을 발휘하면 불펜의 한 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어슨은 2022시즌에 메이저리그에서 1경기도 뛰지 못했다.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불펜 투수의 삶을 산다. 그 사이 토론토는 피어슨이 에이스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접고 외부에서 선발투수를 많이 영입했다.
그런데 불펜에서도 정상급으로 올라가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2023시즌 35경기서 5승2패3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4.85, 올 시즌 37경기서 1패6홀드2세이브 평균자책점 4.79다. 그런데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서 4-4 동점이던 7회말에 등판 기회를 잡았다.
전형적으로 필승계투조가 나가는 타이밍. 올해 토론토 불펜이 전반적으로 고전하면서 피어슨에게도 기회는 있다. 선발투수 호세 베리오스가 무사 1,2루 위기를 만들자 피어슨이 마운드에 올랐다. 올라오자마자 미치 가버를 슬라이더로 3루 뜬공 처리했다.
칼 롤리에겐 97.3마일~98.5마일(약 158.5km)~98.3마일 포심을 잇따라 구사해 우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2루 주자 빅터 노블레스에게 3루 도루를 허용했지만, 루크 레일리를 90마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시즌 성적은 눈에 띄지 않지만, 7월 들어 치른 3경기 모두 실점하지 않았다. 6월 마지막 3경기서 모두 실점할 정도로 여전히 투구내용에도 기복은 있다. 그러나 토론토가 포기하기엔 어려운 투수인 것도 사실이다.
토론토는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로 처졌다. 간판스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셋까지 정리할 것이란 루머가 돈다. 로스터를 갈아엎고 페이롤 다이어트를 해서 새출발하면, 피어슨의 입지는 어떻게 바뀔 것인지도 관심사다. 젊은 선수가 대거 유입되면 피어슨에겐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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