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의 양의지(37)는 홈런 두 방으로 6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13-8 역전승을 이끌었다. 특히 8회말 만루포를 터뜨린 후 홈플레이트 앞에서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양의지는 “평소의 나보다는 과격하지 않았나”라며 웃음을 지었다.
양의지는 이날 3타수 2안타 6타점 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1-6으로 뒤진 3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롯데 선발 박세웅의 121㎞ 커브를 걷어 올려 시즌 10호 좌월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이로써 양의지는 역대 14번째로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선수가 되었다. 포수로서 11시즌 연속 홈런 10개 이상을 친 것은 이만수, 박경완, 강민호에 이어 네 번째다.
양의지는 “기록 달성에 홈런 1개가 남은 건 알고 있었다”며 “3회 홈런은 내가 생각해도 잘 친 것 같다. 타격 코치님들과 타격 자세를 수정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8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도 양의지는 롯데 투수 박진의 147㎞ 직구를 밀어 쳐, 개인 통산 9번째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그는 “만루 홈런은 운이 좋았다”며 “두산 팬들의 응원 덕분에 공이 넘어간 것 같다”고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두산의 양석환도 5회에 만루홈런을 쳤다. 이로써 잠실구장에서 처음으로 한 경기에 두 개의 만루홈런이 나오는 진기록이 세워졌다. 양의지는 “KBO리그 최초 기록에 동료와 함께 이름을 남기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수비에서도 양의지는 9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쓰고 팀을 지켰다.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뒤, 불펜 7명과 함께 7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냈다. 8회 마무리 김택연이 흔들렸을 때는 양의지가 마운드로 올라가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그는 “택연이에게 ‘네 공 최고야. 자신 있게 던지면 돼’라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전반기 동안 양의지는 잔 부상에도 불구하고 타율 0.344, 11홈런, 68타점, OPS 0.895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는 “여기저기 아파서 쉰 날이 많았는데, 다행히 김기연이 잘해줘서 부담을 덜었다. 후반기에는 나도 몸 관리를 잘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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