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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기록은 언제나 좋고 영광” KBO 출범 43년 만에 처음…’합계 230억’ 양 브라더스가 만든 ‘역사적 업적’ [MD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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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가 출범한 이후 역대 최초로 잠실구장에서 한 경기 두 개의 만루홈런을 만들어낸 양의지, 양석환./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최초의 기록은 언제나 좋고, 영광이다”

두산 베어스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7차전 홈 맞대결에서 13-8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두산의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 두 경기를 모두 내준 뒤 한화 이글스, SSG 랜더스를 상대로 모두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더불어 ‘1승 카드’라고 볼 수 있는 브랜든 와델까지 삼성과 맞대결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해 1군에서 말소되면서 사실상 분위기는 바닥을 찍었다. 이에 전반기를 마치기 전까지 반드시 분위기를 반전시킬 필요가 있었다.

경기 초반 흐름은 최악이었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1회 시작부터 전준우에게 솔로홈런을 맞더니, 2회 두 번의 만루 위기에서 노진혁과 다시 만난 전준우에게 각각 적시타를 허용하는 등 2이닝 만에 무려 6점을 헌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에 승기가 롯데 쪽으로 확연히 기울었다. 하지만 두산은 포기하지 않았다. 두산은 2회말 공격에서 양석환의 2루타로 마련된 찬스에서 강승호가 적시타를 터뜨리며 고삐를 당겼다.

2024년 7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양석환이 5회말 1사 만루서 만루홈런을 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2024년 7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양의지가 8회말 무사 만루서 만루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승호의 안타에도 불구하고 간격이 크게 벌어져 있었지만, 두산은 3회말 양의지가 롯데 박세웅을 상대로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투런홈런으로 연결시키며 3-6까지 간격을 좁혔다. 그리고 3~4회초 실점 위기를 잘 막아낸 두산은 5회말 허경민과 헨리 라모스의 연속 안타, 양의지의 볼넷 등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양석환이 박세웅에게 역전 만루홈런을 작렬시켰다. 올 시즌 21호, KBO리그 통산 1067호, 양석환의 개인 통산 7번째 그랜드슬램.

하지만 1점의 근소한 격차에 승리를 확신할 수는 없었다. 6회초 두산은 네 명의 투수를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으나, 2사 만루에서 최지강이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다시 경기는 7-7 원점이 됐다. 그러나 두산은 7회말 다시 한번 만들어진 무사 만루에서 양석환이 리드를 되찾는 적시타를 터뜨린 뒤 폭투로 한 점을 더 달아나며 9-7까지 간격을 벌렸다. 이에 롯데가 8회초 공격에서 한 점을 뽑아내며 다시 턱 밑까지 추격했으나, 8회말 공격에서 양의지가 승기에 쐐기를 박는 그랜드슬램을 폭발시킨 끝에 13-8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는 단순한 1승에 불과할 수 있지만, KBO리그 역사에 남을 승리로 연결됐다. 양석환에 이어 양의지가 두 방의 만루홈런을 터뜨렸는데, 잠실구장 만루홈런 2개는 KBO리그가 출범한 이후 역대 최초였기 때문이다. 이날 양석환은 4안타(1홈런) 5타점 2득점, 양의지가 2안타(2홈런) 6타점 4득점 2볼넷을 기록하며 합작 3홈런 11타점을 생산, 0-6의 역전승의 선봉장에 섰고, 최초 기록까지 만들어내며 역사를 작성했다.

2024년 7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양석환이 5회말 1사 만루서 만루홈런을 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2024년 7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양의지가 8회말 무사 만루서 만루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KBO 역대 최초의 기록의 시작이었던 양석환은 “초반에 점수가 벌어져서 힘든 경기가 될 뻔했지만, 선수단 모두가 잘해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최초의 기록은 언제 해도 기분 좋다. 그 기록이 팀에게 정말 중요한 하루에 나왔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다. (양)의지 형과 함께 이름을 남길 수 있어 기분 좋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시즌 시작이 안 좋아서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 내 부족한 점을 인정했고, 또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에 조금씩 결과가 좋아지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이영수 코치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며 “전반기 마지막에 좋은 결과가 나온 만큼 이 흐름을 이어 후반기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의지 또한 마찬가지였다. 양의지는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것에 대해 “잠실로 다시 오면서 야구장이 커지면서 홈런이 나오지 않아도, 에버리지는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항상 잘 맞든 안 맞든, 타격 코치님과 타이밍과 자세를 수정하고 있다. 지난주부터 폼을 바꾸면서 이것저것 해봤는데, 오늘 정립이 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양의지는 “오늘 (박)세웅이 볼은 잘 친 것 같았다. 나도 깜짝 놀랐다. 이상하게 맞았는데 잘 넘어가더라”며 만루홈런에 대해서는 “그건 운이었다. 팬들이 ‘넘어가라!’해서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양석환과 함께 최초의 업적을 달성한 것에 대해서는 “KBO리그 최초 기록에 이름을 함께 올리게 돼 기분 좋고 영광이다. 전반기 막판에 좋은 기록을 남긴 만큼 후반기에도 좋은 활약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석환과 양의지가 친 역사적인 만루홈런 두 방, 파죽의 5연승을 질주하던 롯데의 상승세를 꺾어냈고, 전반기 막바지 위기에 빠진 두산을 구해내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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