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트리플 스리는 예약인가.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 1회초 리드오프 솔로포로 시즌 23번째 홈런을 신고했다. 삼성 좌완 이승현에게 풀카운트 끝 7구 131km 커터를 힘차게 잡아당겨 비거리 130m 솔로포를 생산했다.
김도영은 2일 대구 삼성전서 런다운 플레이 실수로 이범호 감독으로부터 문책성 교체를 당했다. 이후 홈런을 쳤으나 교체를 피하지 못했다. 수비에 대한 부담, 스트레스를 안고 뛰지만 공격은 더 이상 말할 게 없다. 80경기서 317타수 108안타 타율 0.341 23홈런 77득점 25득점 출루율 0.621 장타율 0.405 OPS 1.026 득점권타율 0.321.
1997년 이종범, 1999년 이병규, 제이 데이비스, 홍현우, 2000년 박재홍, 2015년 에릭 테임즈에 이어 3할-30홈런-30도루를 충분히 할 수 있을 듯하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이 2023시즌 KIA 경기를 중계할 때부터 이 얘기를 했다. 불과 1년만에 현실화될 전망이다.
좀 더 힘을 내면, 2015년 테임즈 이후 최초로 40-40도 도전 가능할 전망이다. 40-40은 여전히 꿈의 고다. 장담은 할 수 없다. 그래도 언젠가 국내 타자가 최초로 성공한다면 가장 가능성 큰 주인공은 김도영이다. KBO리그에 그 정도의 운동능력과 재능을 가진 선수가 없다.
그런데 알고 보면 트리플 스리에 성공한 6명의 타자도 2명씩 세분화할 수 있다. 김도영이 올해 2000년 박재홍과 2015년 테임즈를 잇는다면 대박이다. 1997년 이종범과 1999년 이병규가 다른 한 부류, 1999년 데이비스와 홍현우가 또 다른 한 부류다.
▲역대 3할-30홈런-30도루 달성자들의 타점 및 득점 현황
이종범 1997년 0.324 30홈런 64도루 74타점 112득점
이병규 1999년 0.349 30홈런 31도루 99타점 117득점
제이 데이비스 1999년 0.328 30홈런 35도루 106타점 93득점
홍현우 1999년 0.300 34홈런 31도루 111타점 99득점
박재홍 2000년 0.309 32홈런 30도루 115타점 101득점
에릭 테임즈 2015년 0.381 47홈런 40도루 140타점 118득점
2000년 박재홍과 2015년 테임즈는 3-30-30에 그치지 않고 100타점과 100득점도 달성했다. 3-30-30-100-100인 셈이다. 테임즈는 엄밀히 말하면 KBO리그 42년 역사에 유일한 3-40-40-100-100이다. 이러니 MVP는 당연했다.
김도영이 3-30-30을 깔고 100타점과 100득점까지 해낼 수 있을까. 아주 어려운 관문이다. 1997년 이종범과 1999년 이병규는 100득점을 했으나 100타점은 못했다. 이병규는 딱 1타점이 모자랐다. 반대로 데이비스와 홍현우는 100타점을 했으나 100득점을 못했다. 홍현우는 딱 1득점이 부족했다.
올해 김도영은 어떨까. 80경기서 60타점에 77득점이다. 꾸준히 2~3번 타순에 배치됐음에도 타점이 의외로 아주 많은 편은 아니다. 득점권타율도 0.321로 좋지만, 결국 하위타선과 리드오프의 출루가 활발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100타점은 3-30-30 달성보다 훨씬 더 어려운 미션일 수 있다.
반면 100득점은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한 타점과 달리 온전히 본인의 힘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루를 열심히 하고, 건강하게 잘 뛰면 된다. 2위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 63득점)에게 14개 차로 앞서간다. 이변이 없는 한 득점왕 1순위이기도 하다.
김도영이 꿈의 3-30-30-100-100을 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에서도 쉽게 나오는 기록이 아니다. 이걸 해내면는 순간 ‘탈 KBO’를 인정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KBO리그에서도 2000년 박재홍과 2015년 테임즈밖에 못했다. 참고로 박재홍은 데뷔 첫 시즌이던 1996년에도 30홈런 36도루 108타점을 해냈으나 타율 0.295, 75득점에 그쳤다. 그 아픔을 4년만에 보란 듯이 씻었다. 그러나 이후 영광을 재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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